곽승호 대표 용퇴 반면 강대운 이사장 사퇴 불가


강대운 청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임기 고수’
시청 내부 “누가 더 존경받을 지는 자명한 일”

곽승호 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관리 대표이사가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심했다.
반면 강대운 청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임기를 채우겠다며 자진사퇴를 거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곽 대표는 청주시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기술직 공무원들의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중도사퇴를 결정했다.

곽 대표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사업적으로 중요한 시기지만, 공무원 후배들의 인사 적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 청주시에 이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대표는 2009년 초대 대표로 취임한 뒤 2013년 연임돼 1년 정도 지났으며, 통상 임기가 4년인 점을 감안하면 임기를 3년 남겨두고 자진사퇴하는 셈이다.

특히 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관리는 청주시가 20%의 지분을 갖고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청주테크노폴리스와는 달리 청주시의 지분이 전혀 없는 회사로, 이사회에서 청주시에 임원 추천권만을 주고 있을 뿐 청주시의 영향력을 받지 않는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차질을 빚으면서 재정난에 봉착, 수년간 난항을 겪다가 회사가 청산 위기에까지 몰리는 등 어려움이 많았으나 올들어 산업은행의 PF 자금 수혈로 정상 궤도에 들어섰다.

용지 분양이 대부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토지 보상에 이어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이처럼 사업적 측면에서 중요한 시기에 대표이사 교체는 자칫 경영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곽 대표는 “그동안 사업적으로 직면했던 어려움은 대부분 해소돼 누가 오든 경영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청주·청원 통합 과정에서 후배들의 인사 적체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보여 자리를 비워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강 이사장은 ‘임기 고수’를 고집하고 있다.

특별히 물러날만한 이유가 없는 만큼 정해진 임기를 채우겠다는 생각이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산하기관장이 덩달아 그만 둘 이유도, 시 내부의 인사 문제 해소를 위해 임기가 정해진 자리를 비울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다. 

2012년 말 공직 정년을 6개월 남겨두고 명퇴한 뒤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강 이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1년 정도 남았다.

강 이사장은 사퇴 불가 입장을 청주시에도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설관리공단은 체육시설과 장례시설, 환경시설 등을 관리하는 시 산하 공기업으로, 관행적으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 간부 공무원이 명퇴한 뒤 이사장을 맡아 왔다.

임기가 3년이나 남은 한 사람은 용퇴하고, 임기가 1년 남은 다른 한 사람은 물러나지 않겠다며 다른 길을 가는 두 ‘선배 공무원’의 행보에 대해 후배 공무원들의 평가는 분명하다.

“두 사람이 후배 공무원들로부터 엇갈린 평가를 받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후배들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배와, 자신을 위해 후배들의 희생을 모른 척하는 선배 중 누가 더 존경받을 것인가는 자명한 일”이라는 게 시청 내부의 평가다. <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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