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관석 / 편집국 음성담당 부국장

지방의회는 1990년 당시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범했다.
각자 생업을 가지면서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 균형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후 ‘정당 공천권’과 ‘지방의원의 정액보수제’라는 ‘누이 좋고 매부 좋게’ 지방자치법을 고치면서 납세자의 부담은 가중 됐다.
지금 기초의원은 3000만~5000만원, 광역의원은 5000만~8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봉급생활자가 됐다.
생업을 갖지 않고 의원직을 전업으로 삼고 있다.
일본 지방의회는 회기 중 참석하는 의원에게만 회의비를 준다.
한국은 국민소득이 일본보다 낮은데도 의원이 행정공무원 수준의 봉급을 국민혈세에서 뜯어간다.
그런데 지방의원들의 수준이 문제다.
질 낮은 발언, 특권의식, 집행부 길들이기, 공연한 트집 잡기, 참석률 저조 등 발목잡기에 능수능란하다.
어디서 보고 들은 것은 있는지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총선 때는 국회의원 선거운동원 노릇 등 부작용이 많아 한때는 지방의회 폐지론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나 지방의회나 나라 발전에 걸림돌이 될 때도 있었다.
이처럼 지방의원의 권한은 막강하다.
조례 제정 같은 입법권, 행정사무 감사권, 예산안 삭감권, 거기다가 각종 위원회에 참여해서 실질적인 행정권을 행사한다.
결국 사법권 외에는 모두 가졌다.
음성군의회의 산단특위도 성과 없이 졸속으로 끝났다.
‘산업단지 개발사업’ 전반을 조사해 군민에게 알권리 차원에서 실시한 산업단지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활동이 멀쑥해 졌다.
뚜렷한 성과와 후속 대책 없이 마무리돼 반쪽 조사가 돼 버렸다.
산단특위를 구성해 3개월간의 활동을 산업단지 전방에 걸쳐 특위를 했으나 성과는 전혀 없었다.
주민들은 산단특위 활동 결과 속 깊은 내용 없이 사실 내용만 나열한 채 산단특위가 마무리 됐다고 곱지 않은 시선이다.
관련업체를 방문해 조사를 벌여 왔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도 얻지 못했다.
의원들의 한계만 드러낸 활동이라는 평이다.
산단특위 활동 결과가 의원들간 보이지 않는 갈등도 내비쳤다.
의원들간 갈등은 자신들이 자초한 일이지만 지역 간 갈등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이다.
주민들은 산단특위에 기대가 높았던 건 사실이다.
변죽만 울리고 지역갈등만 양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태산 명동 서일필 (泰山鳴動 鼠一匹)이라는 고어가 있다.
태산이 쩡쩡 울리도록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결과는 생쥐 한 마리가 튀어나왔을 뿐이라는 뜻으로, 아주 야단스러운 소문에 비해 결과는 별것 아닌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감사원 감사나 검찰 조사에서 나온 내용보다 뚜렷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이 빗대서 수군대고 있다.
태생산단 반대 추진위조차 등을 돌렸다.
무능한 의회를 믿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생긴 이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 7대 음성군의회 산단 특위에서 벌어진 것은 자질 없는 의원이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했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군민 대변자로 활동하는 것은 칭송받을 일이지만 지역 간 갈등만 조성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선거 때는 온갖 듣기 좋은 소리를 하지만, 선거 지나면 ‘甲’ 으로 돌변하는 것이 기초의원들이다.
음성군의 경제를 마비시킨 음성군의회 산업단지 특별위원들에게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무보수 명예직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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