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간판 스트라이커를 물갈이한 슈틸리케호가 더 나은 화력을 자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발표한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컵 명단에서는 단골 포워드들이 거의 모두 제외됐다.

수년간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활동한 박주영(알샤밥)이 타깃맨도 아니고 폴스나인(제로톱 전술의 공격수)도 아닌 어정쩡한 색깔 탓에 경쟁에서 밀려 제외됐다.

국내 최고의 타깃맨인 베테랑 이동국(전북 현대)과 최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울산 현대)은 부상 때문에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들 터줏대감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울 포워드는 그간 주전급으로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뒤 스트라이커 재목으로 주목을 받은 조영철(카타르SC)이 간판 공격수로 한 자리를 차지했다.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이근호(엘자이시), 존재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신예 이정협(상주 상무)이 나머지 두 자리에 들어갔다.

최근 수년을 돌아볼 때 한국 성인 축구 대표팀 최전방의 혁신으로 비치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공격진의 기본 역량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는 "조영철이 '제로톱' 전술을 잘 수행할 포워드"라고 설명하며 이번 아시안컵에서 그가 간판 스트라이커임을 밝혔다.

제로톱은 공격 1, 2선을 자유롭게 오가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는 미드필더 같은 재주를 지닌 '가짜 최전방 공격수'를 두는 전술이다.

조영철은 슈틸리케호의 데뷔전인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그런 역할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지난달 요르단, 이란 원정에서도 부름을 받았다.

조영철은 좌우 윙어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레퀴야) 등과 이번 아시안컵에서 호흡을 맞춘다.

이근호는 아시아권 선수들과의 대결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서 최전방뿐만 아니라 공격진 어느 자리도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다.

폭발적 스피드를 갖춰 상대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투입될 때 큰 파괴력을 발휘해 주전 같은 백업요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약체와 대결할 때 상대의 밀집수비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잦았다.

이런 상황을 대비한 스트라이커가 전형적인 타깃맨으로 평가를 받은 이정협이다.

슈틸리케 감독과 코치들은 이정협의 실전을 5차례 관찰하고 제주 전지훈련에 불러 직접 시험하고서 합격점을 내렸다.

이정협은 이동국, 김신욱 등 종전의 묵직한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없기 때문에 차선으로 부른 공격수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 상대 수비진 속에서 공격을 풀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전형적 타깃맨"이라고 설명했다.

조영철, 이근호, 이정협으로 물갈이된 슈틸리케호의 포워드진은 다음 달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화력을 시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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