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입장차 극복 못해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노사간 교섭이 최종 결렬돼 노조가 다시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병원 노조는 22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과의 집중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병원 측이 지난 12일 노조원 1명을 해고하고 4명을 정직 3개월 중징계에 처하는가 하면, 권옥자 분회장 등 10명을 ‘정년’으로 해고 예고했다”며 “부당해고와 무더기 징계가 대화의 선결조건이라면 더 이상 교섭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노동부와 청주시 중재로 이뤄진 교섭에서도 최종안을 던지고 안을 받지 않겠다는 태도로 대화를 파탄으로 이끌었다”며 “시의 위탁해지와 운영과정의 모든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 투쟁을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 측은 이미 징계수위를 낮추고, 단체협약 부분도 대부분 노조 측 의견을 수용한 상황인데, 노조가 정년 등 취업규칙에 대한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 분회장만 취업규칙을 어겨가며 특별대우를 해 줄 수 없다”며 “해마다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을 수용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의 반발에도 병원은 정년을 유지하되 이미 정년이 지난 노조원의 퇴직 때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청주노인병원 노사는 지난 3월부터 간병인 교대근무제 등 근로방식을 놓고 극심한 노사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10월말 청주시장실 기습점거 후 시의 중재로 교섭에 나섰으나 양측의 평행선 입장차가 이어지며 모처럼 맞이한 노사간 화해모드는 50여일 만에 막을 내렸다.

앞서 이 병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인 시는 회계결산 내용에서 배임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 이달 초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는 파행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 같아 유감”이라며 “환자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대화로 협상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