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강동대 교수)
겨울이 시작되었다.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주머니도 얇고 마음도 가난하니 더욱 다. 예전의 겨울은 요즘의 겨울보다 훨씬 추웠다. 추위에 대비한 방한관련 예방책은 매우 미약했으며 추위를 보호하는 보호물이 턱없이 부족하여 더 추웠다. 지난 18일에는 제천지방이 영하 20도를 넘겼다. 매우 추운 느낌이다. 예전은 보통 영하 20도 이하의 날씨가 종종 이어졌다. 요즘의 좋은 환경에 비하면 더욱 추운 시대였다. 집의 구조, 의복, 먹거리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니 몸으로 느끼는 한기는 비교할 수 없었다. 허나 요즘에 비하면 체력이 강하다 보니 이겨냈던 것 같고, 현시대는 훨씬 더 방한에 대한 주택, 의복, 먹거리 등이 풍요하나 체력들이 약하다. 예전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살다보니 추위에 대한 저항력은 더욱 약하다. 하여튼 기나긴 겨울을 이겨내는 것은 시간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특히 긴긴 겨울밤을 지내는 것은 힘이 부쳤다.
어제는 24절기 중 하나인 동지(冬至)이다. 동지는 밤의 길이가 가장 길며 동지를 기점으로 주야의 시간대가 바뀐다. 이제는 서서히 낮이 길어진다. 올 동지는 애동지로 팥죽은 먹지 않고 시루떡을 먹는다. 팥은 붉은 색으로 따뜻함을 상징하기도 하고 불의 기운으로 나쁜 액운을 막는다. 예전에는 이렇게 긴 겨울을 보내는 것이 마땅한 즐길 거리가 없던 시절이라 힘겨웠다. 긴 밤을 지낼 놀이걸이도 없고 어두운 밤을 밝히며 지낼 밝은 불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긴 밤을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며 가정의 화합과 혈육의 정을 이불속에서 피우며 형제자매의 끈끈한 정을 나누었던 것이다. 긴 밤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먹거리였다. 그러잖아도 먹거리가 부족하고 배고픈 시절인데, 배고프면 잠도 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군고구마, 비빔밥, 찹쌀떡 등 밤참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이렇게 긴 겨울을 건강하게 잘 보내야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오늘은 긴 겨울을 보내기 위하여 예전에 먹었던 야간의 야식, 즉 밤참에 대하여 알아보자.
밤참이란 무엇인가? 밤참은 저녁밥을 먹고 난 한참 뒤 밤중에 먹는 음식으로 야식(夜食) 야찬(夜餐) 야참이라 한다. 즉 밤참은 저녁을 먹은 뒤 밤중에 먹는 군음식이다. 밤참은 위식도성역류질환 예방을 위한 착한야식생활시간표에 의하면 잠들기 3시간 전 먹는 음식이다. 밤에 먹는 음식은 수면 시간과 매우 가까운 탓에 먹은 음식이 전부 살이 되어 몸이 비만해지고 건강을 위협한다. 따라서 밤참은 주먹밥이나 코코아 등 소화가 쉬운 비교적 간단한 음식이 좋다. 각 나라별로 밤참을 살펴보면 한국은 불고기 보쌈 삼겹살 치킨 등 고칼로리 식품, 미국은 핫도그 햄버거 등, 중국은 탕수육 자장면 깐풍기 샌드위치 등으로 해결한다. 영국은 샌드위치, 햄버거 등, 일본은 우동 튀김 등으로 해결한다. 요즘은 건강이 대세라 어른들은 건강을 생각해 아예 밤참 자체를 먹지 않고 직장인들도 야근시는 귀가 후 집에서 대부분 식사를 하려 노력하고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건강상 밤참은 지급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새참이란? 새참은 사이참의 준말로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음식이며, 비슷한 말로 샛요기 중참 등이 있으며 경기도 사투리로 곁두리라 한다. 새참은 식사와 식사사이의 간식이며, 농번기의 농부들과 육체노동이 심한 노동자들은 하루 3끼 외에 1∼2차례 식사를 더하며, 보통은 오전 10시와 오후 4시쯤 먹는다. 특별한 격식은 없으며, 국수가 가장 보편적이며, 밥일 경우는 김치 나물 상추쌈 등을 곁들인다. 이때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막걸리로 보통 새참을 술참이라고 하는 것이 이런 연유이다. 허나 요즘은 삼겹살 중식 등 다양한 먹거리로 새참을 즐긴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위하여 반드시 즐거운 식사와 더불어 건강을 챙겨야 한다. 누구와 무슨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식사를 하느냐는 중요하다. 연말이면 망년회와 송년회를 많이 하는데, 건강을 위한다며 음주가무를 즐기고 건배를 외치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맛난 음식 즐거운 시간보다는 행복한 마음을 갖고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2014년 연말(乙未)에는 우리의 마음을 읽어주는 가족 형제 친구 이웃사촌과 함께 소통하는 즐거운 시간을 갖고 2015년 을미(乙未)해를 행복하게 맞이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