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하드웨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SW) 및 플랫폼 부문에서 잇따라 ‘물’을 먹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추진한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OS)인 바다가 5년여만에 초라하게 문을 닫은데 이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챗온 역시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새 자체 OS인 타이젠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지만 염원하던 SW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3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바다 개발자 사이트 운영을 내년 1월 중 중단키로 하고 최근 이를 공지했다. 마지막 남은 개발자 지원 수단마저 사라지는 셈이다.

금융결제원과 은행들 역시 삼성전자가 OS 지원을 포기하면서 사용자가 감소하자 바다 OS용 은행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내년 1월 1일부터 제공하지 않을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바다 OS의 개발 종료를 선언했고 이후 바다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용 카카오톡 등 각종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중단됐다.

바다는 하드웨어에 강점을 지닌 삼성전자가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대항해 독자 생태계 구축을 표방하며 만든 모바일 OS다.

하드웨어(외형)만 만들어서는 언제까지나 소프트웨어(머리)에 지배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배경이 됐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을 함께 구축해 완벽한 모바일 에코시스템을 갖춘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SW 시장에서는 애플과 구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챗온’ 역시 내년 2월부터 종료한다고 밝혔다. 2011년 10월 서비스 출시 이후 3년여 만이다.

챗온은 스마트폰 판매 시장에서 1위를 달려온 삼성전자가 모바일 메신저라는 새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다.

삼성전자의 주요 스마트폰에 챗온 애플리케이션을 기본 탑재하면 단숨에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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