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유리구슬
끝내 굴절돼 갇힌 세상
그것이 진실이며
그것이 정의라 믿었다
모든 현실을 볼 수 없으니
보고 싶은 현실만 보면서도
모든 현실을 보려 했다
구슬 속 세상에 갇힌 채
끝내 그러함으로
구슬 밖 세상 볼 수 없으니
명예와 헌신 하염없이
아우구스투스는 옥타비아누스에게로
이 땅의 청지기를 자임하며
세상을 투영해 온 스무 세 해
혹여 보고 싶은 현실만 보진 않았는지
구슬 속 세상에 속박돼 있지는 않았는지
비로소 깨뜨려
굴절된 구슬 속 벗어나
투영된 세상 조망하며
진실을 헤치고
정의를 세우니
보이는 세상도
가려진 세상도
사관(史官)의 눈으로
온전히 밝혀 관조함이라
이 땅에 푸른 깃발로 태어난 이 날
편견과 독단을 넘어
다시 언약하고 다짐하나니
내디딘 첫 걸음 온새미로
스무 세 해 켜켜이 다져온 길
속절없이 헛되지 아니하니
언론의 새 역사로
강건히 겸허히 우뚝 서
푸른 빛 발하라
푸른 기상 포효하라
그 빛 그 기상
이 땅에 전파하라
정의와 진실 이끌어
새 날로 인도하라
동양일보TV
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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