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관리협회충북· 세종지부 가정의학과 이지환

뼛속까지 아픈 사랑니, 뺄까 놔둘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랑니. 흔히 사랑니를 빼야 할지, 그냥둬야 할지를 두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사랑니는 여러 치아 중 하나지 혹이나 종양 같은 게 절대 아니다. 사랑니의 정식 명칭은 ‘제3대구치’로 세 번째로 큰 어금니라는 뜻이다. 어금니는 큰 음식물을 씹어 잘게 부스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인류에게 사랑니가 생긴 배경은 이렇다. 조리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기에 인류는 질긴 음식을 많이 먹어야 했다. 그러려면 질긴 음식을 오랫동안 씹어야 했으니 치아 개수가 많을수록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점차 음식이 부드러워지면서 사랑니의 씹는 기능이 약해졌다. 또 인간의 얼굴과 턱뼈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사랑니가 다른 치아들처럼 똑바로 나지 않는 경우도 생겼다. 사실 똑바로 난 사랑니는 매우 유용하다. 요즘은 다른 어금니가 손상돼 뺄 경우 자가 치아 이식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안의 다른 어금니 자리에 본인의 사랑니를 옮겨 심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사랑니를 특수 처리하면 뼈 이식재로 만들 수 있다.
치조골이 부족해 치료가 곤란할 때 사랑니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니에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사랑니가 비뚤게 나 있으면 뼛속에 물주머니를 만들어 턱뼈를 녹이거나 앞 치아를 망가뜨릴 수 있다.

편도선을 절제하면 면역력이 떨어질까
우리 몸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으로 알고 있는 신체부위로 편도선도 대표적인 예다. 나이를 불문하고 생활하면서 편도선이나 림프선이 부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것이다.
편도선이나 림프선이란 면역세포의 하나인 림프세포가 모여서 만들어진구조로 림프조직이라고 불리는 것 가운데 하나다. 림프조직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운 곳에 있어서 균들이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목에 있는 편도선은 입과 코로 들어온 세균이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보초병인 셈이다. 이러한 편도가 부어 통증과 고열을 일으키는 편도선염이 심한 경우엔 수술을 고민하게 된다.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괴로운 질환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도선이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편도선을 절제하면 면역기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편도선이 면역기능을 하는 것은 영아기(만 3세까지) 때이며 이후 성장한 뒤에는 면역기능의 역할이 줄어든다. 편도선을 절제한 뒤 나타나는 면역기능 변화에 대한 연구에서 수술로 인해 면역기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는 결과는 아직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고열을 동반한 편도선염을 연 3~4회 이상 앓을 땐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 횟수와 상관없이 편도선염 치료가 잘 안 되면 편도 주위에 고름이 생길 수있으므로 이때도 수술을 고려한다.

급성충수염에 관한 잘못된 상식
한편 인체의 소화기관으로는 소장과 대장이 있다. 소화된 음식물을 흡수하는 기관이 바로 소장과 대장이다. 소장은 소화된 음식물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기관인 반면 대장은 수분을 많이 흡수해 변을 만드는 곳이다.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지점에 맹장(충수)이 있다. 말 같은 초식 동물은 맹장에 음식물을 저장해 발효시켜 소화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잡식성이기 때문에 풀을 발효시키지 않고도 다른 음식물로부터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말처럼 맹장이 발달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다 보니 맹장은 없다고 해서 큰 지장이 없는 소화기관이 됐다. 맹장의 위치에 관하여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는 오른쪽, 여자는 왼쪽에 맹장이 있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사람마다 정확한 위치가 조금씩 다를 수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장이 시작되는 오른쪽 하복부에 있다. 간혹 신체 장기가 일반인과 대칭으로 반대쪽에 위치한 극소수의 사람은 왼쪽에 충수가 있는 경우도 있다. 맹장에 염증이 생긴 급성맹장염일 경우엔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흔히 급성충수염이라고도 하는데 이에 대해 몇 가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있다. 임신 중에 충수염 수술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는데, 임신 중에 발견된 충수염도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방치할 경우 복막염이나 유산, 조산 등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증상(복통, 발열, 구토 등)이 나타나면 즉시 검진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포도 씨나 머리카락을 먹으면, 충수염에 걸린다는 말이 있는데 이들의 섭취로 인해 충수염이 유발되었다는 보고는 지금까지 없어 충수염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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