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은 지난 26일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박세복 군수 취임 이후 첫 인사다.

이번 인사에서는 행정직 6급 4명이 승진했다. 공무원 A씨(행정 7급)는 군이 매긴 승진 후보자 4순위다. 그러나 A씨는 승진하지 못했다. 합당한 이유 없이 누락된 것이다.

대신 승진 순위 밖의 B씨가 승진했다. 순위가 무시된 것이다.

군 인사부서의 설명은 궁색하기만 하다. ‘B씨의 초임이 빨라서’란다. 이런 식이라면 굳이 승진 순위를 매길 필요가 없다.

B씨는 음주운전 전력으로 징계를 받아 다른 후보들 보다 7급 승진이 1년 가까이 늦다.

굳이 초임을 들먹인다면 승진 후보 1~4위 모두 B씨 보다 늦다. 인사부서의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다.

군은 명분 없는 인사를 할 때마다 ‘초임’, ‘나이’등 각기 다른 잣대의 핑계를 대기 일쑤다. 대다수 공무원이 부당함을 공감하지만 불이익을 우려해 입을 닫곤 한다.

인사에 앞서 열린 인사위원회에서도 이런 저런 말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순위권 밖의 사람을 승진시키려니 얘기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A씨가 승진하지 못한 데는 ‘보복 인사’라는 시각이 짙다.

A씨의 남편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군수와 다른 당으로 출마해 미운털이 박혔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사는 군수의 고유 권한이고, 인사 룰과 틀 안에서 인사를 했다고 주장할는지 모른다.

하지만 순리를 거스른 인사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추측과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명확한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인사는 과정과 결과가 투명해야 한다. 밀실인사는 안된다. 단 한 사람의 억울함도 있어서는 안된다.

개인적으로 박 군수가 성공한 군수가 됐으면 한다. 어느 누굴위해서가 아니라 군민을 위해서다.

지난 선거에서 군민의 절반 이상은 박 군수를 선택하지 않았다.

절반의 군수에 머물 건지, 군민 모두의 군수로 남을 건지는 그가 스스로 선택할 몫이다.

박 군수가 사소한 감정에 얽매여 일을 그르치기보다는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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