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전직 대통령 예방

(동양일보) 새누리당은 을미년(乙未年) 새해를 맞은 1일 초심으로 돌아가 민생을 돌아보고 변혁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참배한 직후 현충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새해 첫 아침을 시작했다.

현충탑만 참배해 온 이전 지도부와 달리 김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찾았다.

김 대표는 참배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의 공산화를 막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이제는 역사적 재평가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요당직자와 고문단은 곧바로 여의도 당사로 자리를 옮겨 신년인사회를 열고 새출발의 의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먼 '임중도원(任重道遠·등에 진 짐은 무겁고 길은 멀다)'의 상황"이라며 "올 한 해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하는 '정본청원(正本淸源)의 철저한 개혁 정신으로 혁신의 아이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구국융성, 역지사지, 여민동락의 세 마음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신년인사회 직후엔 서울대 병원에 장기 입원했다 연말 퇴원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해 신년 인사했다.

거동이 불편한 김 전 대통령은 침대에서 김 대표를 맞았고 세배를 받은 이외에는 대화는 주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대화가 전혀 안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상도동계로 한솥밥을 먹었지만 최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서청원 최고위원과도 만나 간단한 새해 인사를 나눴다. 둘 사이에 별도 대화는 없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을 방문, 이 전 대통령과 떡국으로 점심을 함께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한 당원"이라며 "김 대표가 요새 힘들지"라며 최근 당 상황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주의라는 게 시끌벅적한 것 아니냐"며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통령은 또 "김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화합해 잘 해 나갔으면 좋겠다"며 경제가 어렵지만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당부했다.

이날 회동에선 최근 경제상황과 노사 문제, 환율과 유가 등 경제 전반에 걸친 대화가 오갔지만 자원외교 국정조사 등 현안은 피해갔다고 한다.

김 대표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동교동 자택도 찾아 새배했다. 김 대표가 이 여사를 예방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언급하며 "날씨가 풀리면 평양에 다녀오시라"며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잘 설득해 남북 긴장완화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역할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다만 5.24 조치에 대해선 "천안함 희생자 때문에 생긴 것이기 때문에 함부려 해제를 이야기하면 안된다"며 "어쨌든 긴장완화를 위해 인도적 지원은 하게 돼 있으니 그것을 극대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방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정치권이 가급적 다투지 않아야 한다"며 여야 화합을 당부했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김 대표는 전직 대통령 예방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은 우리나라 모든 역사를 보듬고 품어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도 다 존경하고, 공만 생각하고 역사 발전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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