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항공 조현아 부시장의 땅콩리턴으로 불거진 ‘슈퍼 갑질’이 온 국민을 분노케 했다. 갑의 횡포는 사실 그동안 잊혀 질 만하면 불거지고, 터졌다. 천안시도 예외는 아니다. 구본영 천안시장 측근들의 부당한 갑질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선거 당시 구 시장 주변에서 자문역할을 해왔던 교수집단과 인수위위원, 선거공신 등이 상전노릇하며 군림하고 있다. 실무부에서 공들여 추진해온 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가 하면, ‘시장의 의중’을 팔아 계획에도 없던 사업을 새로이 추진하기도 했다. 또 천안시 산하 각종 위원회에 들어가 사사건건 시정에 간섭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시장의 정치동반자들까지 가세해 시정을 농단하는 모양새다. 구 시장과 자민련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명의 시의원이 그들이다. ‘정무부시장’으로 불리는 한 의원은 공직사회와 관변단체에 줄 세우기를 하는가 하면, 시정과 의회를 제 맘대로 주무르고 있다. 급기야 공직사회와 기자들에게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는 막말까지 쏟아냈다. 또 다른 의원은 천안시 예산을 제 입맛에 맞도록 칼질하는가 하면, ‘택시콜센터의 임원진을 교체하라’고 월권하기도 했다. 또 부시장을 의회로 불러 동료의원들과 기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호통을 치는 행태까지 보였다. 이것도 모자라 권위를 내세우며 부시장에게 ‘억지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상전노릇하며 군림한다는 표현다.대체, 어디서 이런 갑질의 행포가 나오는 걸까. 시장 측근이라는 ‘완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청와대 문건 유출로 드러나 비선조직의 국정농단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친인척이나 측근들의 발호가 정권을 망친다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많이 봐온 사례다. 측근들의 발호를 막지 못하면 시정은 물론이고 천안시를 망친다. 향후 구 시장에게도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해에는 시장 스스로가 겁 없이 날뛰는 측근들의 완장을 떼어내 갑질 없는 공직사회를 만들길 희망한다. 그래야만 캐치프레이즈인 시민중심 행복천안을 건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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