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한 달 지나 건의문 채택

진천/한종수 기자 = 진천군의회(의장 신창섭)가 구제역 관련 건의문을 7일 채택한 것이 알려지자 축산농가는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달 3일 발생한 구제역과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은 물론 초소방문 등 기본적인 행보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슬그머니 정부 건의문을 발표해 빈축을 샀다.

도내 최초로 발병된 구제역으로 지역 농가는 물론 군과 방역당국이 비상사태를 맞았을 때도 군의회는 '남의 일인 냥' 느긋한 뒷짐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더욱이 지난달 23일 이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의회의 무의미한 이번 건의문 채택은 면피성 행보로 지역주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군의회는 건의문에서 축산농가에 대한 백신지원과 철저한 관리를 했지만 과거 구제역 발생 전력이 있는 2곳의 대형 농장에서 또다시 도내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해 백신 접종 소홀이 의심된다며 세 차례 구제역 발생 농장은 삼진 아웃제를 도입해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청원했다.

그러나 군의회의 이 같은 주장은 이미 구제역 발생 초기 유영훈 군수가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에게 건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사안이다.

또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인 이양섭 의원도 지난달 19일 축산농가 구제역 발생에 따른 국비 부담률 상향 조정 등 대정부 건의안을 제안해 청와대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했던 사항이다.

결국 군의회가 발표한 건의문은 이미 앞서 발표됐던 내용들을 되풀이 하는 수준에 불과할 뿐더러 건의문 대부분을 고스란히 베껴 쓴 것으로 나타나 의원들의 도덕성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주민들은 "그동안 무관심과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다 비난여론이 빗발치자, 이제 와서 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니 너무나 어이가 없다"며 "건의문 내용 대부분도 군과 도의원들이 주장한 사안을 그대로 베끼는 등 초등학생보다 못한 짓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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