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세종 양돈농가 확진…전국 36곳 늘어
백신 불신도 팽배…향후 보상금 마찰 우려
정 총리, 진천 상황실 방문 “방역에 최선”

(진천·세종=동양일보 한종수·임규모·이도근 기자) 세종시와 괴산군 돼지농장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모두 양성 판정됐다. 소 구제역이 발견된 경기 안성에서 다시 돼지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는 등 구제역 전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돼지 3693마리를 기르는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 한 돼지농장에서 7일 오후 ‘돼지 3마리가 유두에 물집이 잡히고, 발굽 피부가 벗겨지는 증상’이 나타나 검사한 결과 2마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바이러스 유형은 이전과 같은 ‘O형’으로 지난 1일 구제역이 발생한 천안시 수신면 농가에서 19㎞ 떨어져 있다.

세종시는 이 농가 14개 축사에서 사육하는 돼지 가운데 양성판정이 나온 돈사의 돼지 226마리를 긴급 살처분하고, 예방백신 10만마리 분을 농림부에 요청했다. 또 발생농가 3㎞ 이내 우제류 2만2000여마리에 대한 임상검사와 축사 긴급소독도 들어갔다.

또 이날 오전 경기 안성시 죽산면 장계리 양돈농장에서도 돼지 5마리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 농장은 지난달 구제역이 발생한 진천과 음성의 농장에서 10여㎞, 첫 소 구제역이 발생한 죽산면 장원리 농장에서 3㎞ 이내에 위치하고 있다.

충북도구제역대책본부는 앞서 7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괴산군 청안면 돼지농장의 검사결과 구제역 양성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돼지 400여마리를 사육하는 이 농장은 돼지 9마리가 진물이 나오고 비틀거림 등 증상을 보인다며 의심신고를 했다. 방역당국은 감염의심 개체를 포함해 돼지 140여마리를 살처분 했고, 8일에도 추가 살처분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괴산과 세종지역 구제역이 확진되면서 지난달 3일 진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가 충북에서만 23곳, 전국적으로는 36곳으로 늘었다.

정부의 일제소독과 예방백신 접종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에도 구제역이 잇따르면서 백신효능에 대한 의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백신효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 그렇다면 농가의 접종방법에 문제가 있거나 접종을 소홀히 했다는 얘기인데, 일부 항체형성률이 높은 상황에서 발생되는 구제역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힘들다고 농가들은 지적했다.

진천의 경우 지난달 19일 2차 예방접종까지 마쳤지만, 지난달 21일 덕산면 양돈농가의 구제역 이후 16일 만에 구제역이 재발했다. 일부 충북도내 구제역 발생농가는 항체형성률이 75%로 조사됐다. 돼지 구제역 바이러스 방어기준를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 6일 경기 안성의 소 구제역 역시 구제역 항체형성률이 94%인 상황에서 발생, 축산농가들이 백신에 보내는 불신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앞으로 농가와 방역당국 간 보상금을 둘러싼 마찰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8일 진천군 재난종합상황실을 방문, 구제역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축산농가와 시설, 차량에 대한 철저한 소독·점검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축산차량·인력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구제역 발생지역과 비발생지역의 접촉을 차단하라”고 말했다.

또 “일선 방역 관계자를 총동원해 발생 지역과 인접 시·군의 추가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도축장 혈청검사 등 백신접종 여부 확인과 미접종 농가에 대한 강력한 행정조치 등도 주문했다.

농림부에 대해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내 백신설치와 백신수급 안정을 서둘러 줄 것과, 국내 특성에 맞는 백신 국산화와 양산체계를 조속히 구축해 줄 것을 지시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