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이다(O)/조리다(X)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면 새로운 가정을 만들게 된다. 누구나 새로운 가족의 구성원으로 남편과 아내의 친인척을 처음 만나게 되는 자리에 가면 바짝 긴장을 하기 마련이다. 이렇듯 특정 상황에서 마음을 편히 하지 못하고 초조해 할 때 ‘마음을 조리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졸이다’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한글 맞춤법 57항에서는 “다음 말들은 각각 구별하여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구별하여 적을 말을 설명하였다. ‘조리다’는 ‘어육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하여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국물이 적게 바짝 끓인다.’란 뜻이며, ‘졸이다’는 ‘찌개, 국, 한약 따위의 물이 증발하여 분량이 적어지다.’ 그리고 ‘위협적이거나 압도하는 대상 앞에서 겁을 먹거나 기를 펴지 못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졸다’의 사동사의 표현과 ‘속을 태우다시피 초조해하다.’란 두 가지 뜻이 있다. 따라서 ‘초조해하다’의 뜻이 있을 때에는 ‘졸이다’로 올바르게 표현해야 한다.

말씨(X)/말ː씨(O)

우리는 대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며 태도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여 ‘말씨가 공손하다’, ‘경상도 말씨이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이렇듯 ‘말하는 태도나 버릇, 말에서 느껴지는 감정 따위의 색깔’을 나타낼 때 종종 ‘말씨’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쓰는 음성 기호인 ‘말(言)’은 [말ː]과 같이 긴소리로 발음하는데 ‘말씨’는 [말씨]와 [말ː씨] 중 어떻게 발음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까?

표준 발음법 6항은 ‘모음의 장단을 구별하여 발음하되, 단어의 첫 음절에서만 긴소리가 나타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이는 표준 발음에 따라 소리의 길이를 규정한 것으로 긴소리와 짧은소리 두 가지만을 인정하되, 단어의 제1음절에서만 긴소리를 인정하고 그 이하의 음절은 모두 짧게 발음함을 원칙으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첫 음절에 ‘말’이 들어간 ‘말씨’는 [말ː씨]로 길게, ‘사실과 조금도 틀림이 없는 말’을 나타내는‘참말’은 [참말]로 짧게 발음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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