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새정치민주연합의 2·8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나선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기호순) 의원이 첫 합동연설회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10일 오전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 겸 합동연설회에 참석, 150여명의 대의원들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서로를 견제하며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문 후보는 대중적 지지기반이 탄탄한 자신이 대표가 돼야 총선과 대선에서 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 후보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영남지역에서도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총선 지휘부를 뽑는 선거다. 국민들은 우리 당의 얼굴로 저 문재인을 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은 그 열 두척만 가지고도 승리했다. 병사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기 때문"이라며 "우리 중 누가 적이 두려워하는 장수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서 연설한 박지원 후보는 자신의 풍부한 정치경험을 무기삼아 "후보 중에 가장 정치를 잘하면서도 싸울 때는 싸우고 협상도 감동적으로 할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제가 대표가 되면 정국을 확실히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분열해서 패배의 길로 가서는 안되고 통합과 단결이 필요하다"며 "저는 이념과 계파에서 자유롭다. 계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를 겨냥해서도 "이번 전대는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대지 개인의정치생명을 결정하는 전대가 아니다. 민심의 지지가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선에 나가면 된다"며 "제가 대표가 되면 당내 모든 대선 후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이인영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강조하며 두 후보 모두를 견제했다.

이 후보는 "저는 서민과 중산층의 깃발만 들고 가겠다. 서민과 중산층의 신뢰 위에 우리 당이 서있기 때문"이라며 "지역주의와 계파 패권주의를 청산하고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문 후보를 향해 "본인이 세대교체 적임이라고 주장했는데, '세대교체'라는 저의 상품을 제가 팔도록 도와달라"고 말하고, 박 후보를 향해서는 "노장의 관록으로 보다 젊은 당을 만들도록 도와달라. 김유정 대변인을 우리 캠프로 트레이드 해달라"라고 하는 등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당대표 후보들 연설 후에는 유승희 박우섭 문병호 이목희 정청래 주승용 전병헌 오영식(기호순) 등 최고위원 후보들 연설도 이어졌다.

행사에 앞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전대가 영·호남이나 친노·비노의 계파 갈등으로 흘러서는 안된다"고 염려하며 "혁신없는 통합은 공허하고, 통합없는 혁신은 맹목이다. 통합과 혁신 모두가 필요하다"고 후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경남, 다음날 울산·부산 등을 돌며 합동연설회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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