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노동청 중재 불구 서로간 입장차 줄이지 못해

(옥천=동양일보 김묘순 기자)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옥천농협 노사갈등이 나흘째 지속되며 조합원과 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옥천농협의 노사갈등이 지난 14일 충북지방노동청이 마련한 중재 자리도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1시간 만에 끝나고 만 것으로 알려지며 조합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지난 14일까지 15억원이 넘는 예금인출을 비롯해 농산물 가공공장의 전면 가동중단으로 현재 6개 업체와 계약해 매달 1억원 이상의 음료와 의료기관 환자식 죽을 공급해왔던 옥천농협은 납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마저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의 경영상황을 감안해 보면 노조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는 무리가 따르고 이사회나 대의원 회의를 열었으나 노조측 주장은 수용이 불가능하다”며 “노조의 양보가 있어야 사태해결이 가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은 노조의 시설물 점거에 대비해 직장 폐쇄도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주민과 조합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측은 “그간 단체협상에 불성실한 태도로 임했던 사측이 사실관계를 호도하며 노동자 권리를 찾으려는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여론몰이를 하며 왜곡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15일은 옥천 장날이다.

옥천농협의 대다수 이용객은 농민이다. 이들은 장날을 이용해 농협에 예금 업무와 필수품을 준비한다. 언제쯤 농협 업무를 볼 수 있을지 속 타는 시골 노인들의 행렬이 장날 내내 이어졌다.

농협 업무를 보러왔던 안내면에 산다는 A(50)씨는 “농민을 위한 농협인지 노조를 위한 농협인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분을 삭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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