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3호' 발령 불구, 조립식 건물 8개동 소실

▲ 18일 불이 난 충남 천안의 한 부탄가스 공장에서 불기둥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독자 김수현씨 제공>

(천안=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휴대용 부탄가스 '썬연료' 제조공장에서 큰 불이 나 6시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20억원에 가까운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전 6시 38분께 발화 1㎞ 밖에서도 폭발음=18일 오전 6시 38분께 천안 서북구 업성동 휴대용 부탄가스 태양산업㈜에서 불이 났다.

불을 처음 본 탱크로리 운전사는 "차를 공장에 갖다놓고 아침을 먹으러 가는데 공장 가운데서 검은 연기가 나 신고했다"고 말했다.

태양산업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박모(여·52)씨는 "영업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 밖을 내다보니 공장 쪽에서 시뻘건 불길이 일고 있었다"고 전했다.

수만개의 부탄가스통이 폭발하면서 수백m를 날아가 공장 주변에 떨어지기도 했다.

폭발음은 1㎞가량 떨어진 곳까지 들렸으며 검은 연기는 10㎞ 밖에서도 보일 정도로 치솟았다.

화재 소식에 태양산업 직원들은 물론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하나 둘 공장 주변으로 모여들었으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탄가스통 때문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기숙사에 있던 직원들은 화재경보음을 듣고 대피했다.

●'광역 3호' 발령 가스저장시설로 번질 뻔=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해당 지자체 소방본부 전 인력과 장비를 진화작업에 투입하는 '광역 3호'를 발령하고 소방헬기 5대와 장비 70여대, 인력 730여명을 현장에 투입, 진화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공장 건물들이 조립식 샌드위치패널 구조여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진 데다 건물 안에 부탄가스 완제품 등이 다량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헬기까지 동원된 끝에 오전 8시 10분께 큰 불길을 잡은 소방당국은 액화석유가스(LPG) 등 저장시설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했다.

태양산업에는 20∼89t급 가스저장시설 19개(총 453t)가 있어 자칫 대형 폭발로 이어질 뻔했으나 다행히 일촉즉발의 상황은 피했다.

방상천 천안서북소방서장은 "한때 불이 가스저장시설 바로 근처까지 확산하기도 했으나 성공적으로 차단했다"며 "잔불 정리와 함께 혹시 있을지도 모를 인명피해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잠정 재산피해 19억원=불은 공장건물 28개 동(전체면적 3만6000여㎡) 가운데 생산라인과 제품창고 등 8개 동(1만6000여㎡)을 모두 태워 19억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낮 12시 40분께 진화됐다.

화재 당시 휴일을 맞아 공장가동이 멈춘 상태여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불이 난 태양산업은 국내 최대규모의 부탄가스 생산업체다. 일본에서 특허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최초로 휴대용 부탄가스를 생산했으며 연매출 2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70%, 세계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1년 수출 5000만불탑도 수상했다. 대표 제품은 휴대용 부탄가스 '썬연료'이며 이밖에 휴대용 라이터 가스, 휴대용 등산 가스, 가스레인지 등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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