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전국 ‘가금류 이동중지 명령’
진천군, 방역초소 설치 등 선제적 방역

(동양일보 한종수·이도근 기자) 경기 안성에 이어 전북 정읍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조짐을 보이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오전 6시부터 36시간 동안 전국단위의 일시이동중지 조치를 취하고 일제소독 등 방역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전남북과 경기·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닭·오리 등 가금류와 가금류 사육종사자, 출입차량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린 적은 있지만 전국적으로 이동중지조치를 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18일 오후 6시까지 닭·오리 등 가금류와 관련 종사자, 구제역 관련 차량의 축사이동을 전면 제한했다. 도는 이 기간 도내 각 시군 주요도로 54곳에 임시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이동중지 명령을 위반한 축산관련 차량을 단속했다.

이동중지 대상 시설은 닭·오리 등 가금류 사육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등이며 차량 운행이 많은 통제초소 27곳에는 경찰과 합동 단속을 벌였다. 이동중지 명령을 위반한 차량은 ‘가축전염병예방법’ 57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이날 휴일을 맞아 도축장 등이 휴장인데다 사전 홍보 등으로 주요 도로의 가축관련 이동차량이 거의 없었다고 도 관계자는 전했다.

도는 이와 함께 시·군별 점검반을 구성하고 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관련 시설과 가축시장을 방문, 이동중지 명령 이행상황도 점검했다.

진천군도 최근 AI확산조짐에 따라 선제적 방역에 나섰다.

진천지역은 지난해 AI가 덮치면서 180만9000마리의 닭과 오리 등을 살처분한 경험이 있어 방역에 노심초사 하고 있다. 특히 백곡·이월면은 경기 안성의 AI의심농가와 20㎞ 정도 떨어져 AI가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은 방역 매뉴얼과 관계없이 AI 차단을 위해 백곡·이월면에 AI방역초소를 설치, 이곳을 지나는 차량을 대상으로 소독을 벌이고 있다.

또 읍면 방역대책위원회를 적극 활용, 농가별 소독에 나서는 한편, 가금류 농가를 출입하는 모든 차량을 현재 7곳에서 운영하는 구제역 거점소독소에서 의무적으로 소독을 받도록 했다.

가금류 농가들 역시 자발적으로 외부출입을 자제하며 축사 방역을 하고 있다.

진천군 관계자는 “백신을 접종하는 구제역과 달리 AI는 한번 발생하면 확산을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는 만큼 바이러스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화예찰 등을 통해 이상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주춤하던 AI는 최근 전남 무안과 경기, 부산 등에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 조류사육농가의 AI가 16일 고병원성인 H5N8형으로 확인된데 이어 17일에는 전북 정읍 육용오리 농가에서 또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지자체가 농가의 현지 확인결과 신경증상 등 AI의심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고가 들어온 농장의 오리 2만여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반면 13일 경남 고성의 오리농장에서 접수된 AI의심신고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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