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리더놀음’이란 게 있다.
멀쩡했던 사람도 리더가 되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공통적으로 하는 행동들이다.
예를 들면, ‘남의 얘기를 건성으로 듣는다’,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한다’, ‘지위를 남용하고 대접 받으려고만 한다’ 등이다.
이는 리더가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보다 아랫사람을 무시하고 자리를 누리려는 천박한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리더가 되면 이전에 없던 힘을 갖게 되고 부하직원들이 깍듯이 대한다. 잘못된 행동을 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하직원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오히려 리더가 어떤 일에 대처하는 걸 보면서 그를 평가하고 ‘그릇 크기’를 가늠한다.
리더가 된 지금 모두가 내 편이고 나를 따르는 것 같을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고, 그 이전에도 그랬다.
지금 영동군에 과거 군수의 편이 있을까· 대답은 ‘없다’이다. 하지만 당시엔 모두 그의 편인 것처럼 행동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다.
어쩌면 그들이 리더를 ‘이용’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리더는 권력의 달콤함에 눈귀가 멀어 그것을 느낄 여력이 없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들에게 교묘히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을 잘 모르는 리더는 공무원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 앞에선 고개를 숙이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모습을 어찌 알겠는가· 공무원들은 이미 ‘뜨내기 리더’에 익숙하다. 누가 누굴 이용했는지는 임기가 끝나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권력’은 좋은 것이기도 하고, 위험한 것이기도 하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좋은 것이고, 칼자루를 쥐었다고 휘두르면 위험한 것이다.
한 번 권력을 맛 본 이는 또다시 권력을 잡으려고 한다.
누구나 ‘한 번 더’를 위해 뛰지만, ‘두 번 안 할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전횡을 일삼다가 침몰했던 이전 권력에 대한 학습효과 덕분이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한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 잘 작동되는 정부, 존경 받는 지도자를 가지려면 국민이 깨어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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