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임대료 받고 대관

(진천=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를 위해 진천군이 관내 각 읍면과 사회단체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 모임이나 행사 등을 자제 해 줄 것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동참해야 할 대학에서 35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에 시설을 임대해 줘 빈축을 사고 있다.

군 유일의 대학인 우석대 진천캠퍼스는 20일 관내 A 어린이집에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온누리관 컨벤션홀을 임대해 원아와 가족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재롱잔치를 개최했다.

진천지역은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해 1만8000여마리의 돼지가 살 처분되면서 지역 축산농가가 시름하고 있고, 최근 인근 지역에서 AI가 발생하면서 다중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하고 있다.

구제역과 AI는 차량 이동이나 다중이 모이는 장소를 통해 바이러스가 급격히 전파되고 있다는 정부 조사결과에 따라, 군과 각 사회단체가 행사를 자제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학의 이 같은 처사는 시류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석대는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하는 시설을 하루 4시간 기준 51만5000원을 받고 임대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정서는 무시한 채 영리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행사를 추진한 A어린이집도 지난해 12월 9일 군에서 대규모 행사 또는 기념식 취소 및 자제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행사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 져 동종 시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모으고 있다.

당시 군은 시설에 보낸 공문에서 구제역과 AI 종식 때까지 군이 운영하는 시설 대관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내용을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그동안 잠잠했던 구제역이 19일 오후 이월면 돼지 사육농장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주민들은 “군과 각 사회단체가 구제역과 AI예방을 위해 추위와 싸우며 밤을 새워가며 초소 근무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지역의 유일한 대학만이 지역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최소한 구제역과 AI가 종식될 때까지 외부에서 요청해 오는 각종 행사나 모임에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쓴 소리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우석대 관계자는 "지역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진천군이나 방역 당국에서 시설 대관 자제 등을 요청한 사실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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