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 (중원대 교수)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마음 뛰누나...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일찍이 영국의 낭만파시인 워즈워즈는 무지개(Rainbow)에서 이렇게 갈파했다.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 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마치 신처럼 경외감을 지녀서 어른의 스승이 된다는 역설적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참담하다. 과거 복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아버지만 있는 가정에서 많이 발생하고  학대받는 아동의 나이는 10~12살(24.3%)과 7~9살(24.1%) 등 초등학교 학생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4~6살(16.3%), 13~15살(15.1%) 등 이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심지어 1살 미만 유아도 3.7%나 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들의 학대는 친아버지가 대다수라고 한다. 또한 아동학대 유형으로는 방임(35.9%)과 정서적 학대(29.2%), 신체 학대(27.5%)이고 성 학대(4.6%)나 유기(2.8%)도 있다. 한편, 여성부 산하 해바라기아동센터의 자료를 보면 성폭력 피해어린이를 분석한 결과 7살 이하가 전체의 53%, 8~13살이 40%, 14살 이상이 3%의 순으로 나나났는데 여아가 아닌 남아도 전체의 10%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들 성폭력피해 학대 유형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추행이 65%,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강제추행이 16%,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 강간이 7%였다고 한다.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포스트에 의하면 부모에게 매질을 당한 어린이는 애완동물에게 폭력등으로 학대하거나 애완동물을 지저분하게 방치하는 특징을 나타난다고 한다.

최근 인천이나 전국 모든 지역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아동학대로 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아이 폭행도 성인들의 폭력과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행사하는 장면이 CCTV 동영상을 통해 보여졌다. 무지막지한 비윤리적인 보육교사의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와 황당함을 느꼈다. 전국 어린이집이 4만 4천여개 가량 된다고 한다. 이곳에서 매년 약 200여건 가량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발생한 인천은 빙산의 일각일 정도로 전국적 보편 현상이라고 한다. 왜 이런 학대가 끊이지 않는가? 먼저 보육교사들의 비윤리와 비 인성,가치관의 혼재탓이라고 본다. 아이들을 가리키는 직업은 소명의식과 가치관이 매우 중요하다. 자질을 검증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학원이나 인터넷으로 자격증을 받아 취업하다보니 따뜻한 인성을 언제 기르고 베풀수 있겠는가. 보육자격증이 100만여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쓸모없는 장롱면허로 전락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육교사부터 대학교수까지 아동이나 학생들을 가리키는 직업은 가치관과 윤리가 정립되질 않고서는 교단에 설 수가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교육윤리는 붕괴되어 이런 것이 중요하질 않다. 그저 직업으로서, 월급받는 직장으로만 생각하지 헌신과 봉사 천직의 자세는 온데 간데 없다.


두 번째는 정부의 잘못 탓이다. 현재 전국 4만 3700여곳의 어린이 집 중 정부의 평가인증을 받은 곳이 3만2500곳이나 된다고 한다. 거의 모든 곳이 평가인증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평가인증이 양적평가에 그쳐서 안전시설이나,교사대 아동비율, 화장실 등 시설의 상태만 보고 일정점수만 되면 평가인증을 하고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교사자질이나 원장의 사명감 같은 질 관리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보육은 정부보조금이나 받아 돈벌이 장사로 그쳐 버리고 만다. 심지어 어린이집까지 권리금이 붙어 매매 양도한다고 하니 교육이 아니라 영업행위다. 우리나라 보육료가 정부규제로 자율책정하지 못하다 보니 적은 금액으로 많은 아동을 관리해야 하는 고충이 있고 열악하기 그지없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져 있다.

세 번째는 보육은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데 보육료 지급이나 CCTV설치가 전국적으로 균등하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고 하지만 아이들 인권도 중요하고 교사의 비윤리적 행태를 보려고 하는 부모들의 응답적인 요구도 중요하다. 정부가 사설유치원보다 국공립유치원을 많이 건립하여 교육의 질적강화를 하는 것이 필요한데 다른데 돈쓰고 교육이나 보육에는 예산이 형편없다. 최근 국회어린이집이나 세종정부청사의 어린이집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이율배반적인 보육관리에 감정이 상했고 이럴 수가 있나 하는 배신감이 치민다. 국회직원들이나 관료들의 자식들에게는 콘도식 안락시설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고 스마트앱으로 자기자녀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볼 수 있으니 서민들은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그게 다 서민들이 낸 세금으로 예산편성하고 배정한 것이 아닌가? 우리 시민들은 언제 갑과 을이 하나 될 수 있나? 그런 세상을 꿈꾸고 만드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