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동료에서 적으로 만난 손흥민(23)과 로비 크루스(27·이상 레버쿠젠)의 자존심 대결이 심상치 않다.

손흥민과 크루스는 오는 31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리는 한국과 호주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결승전에 이변이 없는 한 양국 대표로 선발 출격한다.

두 공격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왼쪽 날개 공격수로서 포지션까지 똑같다.

주전 자리를 놓고 일상적으로 다툰 까닭에 동료가 아니라 무대와 팀을 옮겨 적으로 다시 만났다는 시각도 있다.

둘의 균형은 클럽에서 깨진 지 이미 오래였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전반기에 26경기에 선발로 나와 11골을 터뜨렸으나 크루스는 7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 손흥민, 크루스

로저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은 크루스보다 손흥민에게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크루스는 2013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뒤셀도르프에서 레버쿠젠으로 이동했다.

그는 명문 구단의 킬러가 되기를 소망했으나 같은 시기에 영입된 손흥민의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국과 호주는 지난 17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붙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감기 몸살 후유증 때문에 후반에 투입됐고 컨디션도 썩 좋지도 않았다.

크루스도 8강 진출이 확정돼 체력을 안배하는 차원에서 선발로 나오지 않고 후반에 그라운드로 나왔다.

둘은 득점하지 못했고 경기는 1-0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결승전은 조별리그 3차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은 감기 몸살에서 완전히 벗어나 후유증도 털어냈다.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공격수로서 감각도 조율했다.

크루스도 최전방 공격수 팀 케이힐, 오른쪽 윙어 매튜 레키 등 정예진과 함께 처음부터 경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크루스는 27일 아랍에미리트와의 준결승전에서 예리한 감각을 보여줬다. 좌우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레키와 함께 꾸준한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3차례 선발을 포함해 4경기에 나와 341분을 뛰며 두 골을 터뜨렸다.

크루스는 4차례 선발을 포함해 5경기에 나와 한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9차례 슈팅 가운데 7개가 유효슈팅으로 기록됐으나 크루스는 8차례 슈팅 가운데 4개가 골문을 빗나갔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이 몸살 후유증 때문에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출격하는 선수의 진면목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기대를 부풀렸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호주 대표팀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크루스가 이번 아시안컵 선전을 발판으로 삼아 독일에서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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