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청주 여고생 실종사건 1년’…수사 답보
매일 성인 12명 실종신고…관심·대책마련 필요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지난해 1월 29일 청주에서 친구를 만나겠다며 외출한 여고생이 실종됐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이 여고생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미궁속에 빠진 사건은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도 사라지고 있다.

당시 졸업을 앞둔 고3 이다현(18)양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해 1월 30일. 전날 낮 12시께 친구를 만난다며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양이 잠시 생활했던 고시텔의 입주자였던 A(48)씨의 행적에 주목했다. 이양의 실종 당일 ‘만나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3시간 뒤 이 고시텔 인근 폐쇄회로(CC)TV에 이양의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

그러나 A씨가 인천 한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며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2주 만이던 지난해 2월 13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수사전담팀을 확대 편성, 대대적인 수색에 들어갔다. 청주에서 인천으로 이어진 A씨의 행적을 뒤쫓고, 탐지견과 프로파일러까지 동원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경찰은 전담팀을 1개팀으로 축소, 통신수사와 제보 등을 받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다. 사실상 미제사건으로 종결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그러나 “제보도 거의 없어 힘들지만, 미제사건으로 종결하진 않을 것”이라며 수사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양 사건과 같은 실종사건은 매년 이어지고 있다. 경찰에 한 해 접수되는 실종신고만 5만건 이상에 달한다.

지난해 경찰청 국감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4년 7월까지 실종 접수된 성인실종(가출)인은 25만7003명, 이 가운데 2만2842명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사라진 성인 10명 중 1명. 매일 12명에 달하는 성인들이 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성인실종의 경우 범죄연관성이 없을 경우 단순가출로 처리하고 수사에 들어가지 조차 않는다는 점.

충북의 경우도 같은 기간 도내 접수된 성인실종은 6795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1000명 이상이 실종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80%가량은 단순가출·미귀가로 처리된다.

그러나 자기방어 능력과 판단력이 있는 성인이 이유 없이 사라진 경우 강력·흉악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커 관심이 요구된다.

실제 지난해 7월 제천시 2의림지에 가라앉아 있는 승용차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이 남성은 5년 전인 2009년 4월 20일 경찰에 가출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사전등록제를 확대해 가출 성인이나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시행하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실종사건을 담당하는 전담인력 확대 등 경찰 지원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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