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열기를 달군 것은 선수들의 발끝, 머리뿐 아니라 입이기도 했다.

 슈틸리케호(號)에서 넘버원 골키퍼로 자리매김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뭐가 하나 부러져도 무실점은 지킬 것"이라며 강한 무실점 의지를 드러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고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손흥민(레버쿠젠)은 "선수들 회복을 도우려고 그랬다"며 허를 찌르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고 한국 선수 최고령 출전 기록을 세운 차두리(서울)는 종전 기록 보유자인 이운재를 향해 "미안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슈틸리케호는 55년 만의 우승 도전에서 호주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대회 기간 재미있고, 때로는 감동적인 말로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아시안컵을 수놓은 화제의 말들을 정리했다.

 ▲ "형들보다 내가 낫다고 할 수 있는 게 젊음밖에 더 있나요" (김진수, 대회 개막 전인 지난달 31일 훈련 후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박주호, 김민우 등 선배들보다 나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 "기성용 주장시키길 잘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아시안컵 A조 1차전 후인 11일 취재진과 만나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경기를 조율한 기성용을 칭찬하며)
 ▲ "운재 형에게 미안하네요" (차두리, 10일 오만과의 아시안컵 A조 1차전에 출전, 한국 선수 최고령 출전 기록을 새로 쓰고서. 종전 기록은 이운재가 2007년 작성한 바 있다.)
 ▲ "남자르보다 남메시가 좋아요" (남태희, 11일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드리블, 슈팅 능력 덕분에 팬들이 그를 두고 벨기에 스타 에덴 아자르나 아르헨티나 스타 리오넬 메시를 빗대 별명을 붙인 데 대해 대답하며)
 ▲ "생명 연장했어요" (이근호, 17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정협의 골에 도움을 기록, 앞선 경기에서 받은 비판을 다소 잠재울 수 있게 됐다며)
 ▲ "의미 없단 말도 있었지만 난 이기고 싶었다" (기성용, 17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0으로 이기고서. 결과에 상관없단 지적에도 자존심 때문이라도 호주를 꼭 꺾고 싶었다고 털어놓으며)
 ▲ "선수들 회복 도우려고 그랬어요" (손흥민,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고서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있었는데 그때 무슨 생각 했느냐는 물음에)
 ▲ "뭐가 하나 부러져도 무실점은 지키겠습니다" (김진현, 22일 우즈베크와의 8강전에서 선발로 출전, 2-0 승리를 돕고서 무실점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하며)
 ▲ "꿈은 자유롭게 꿀 수 있지만 꿈이 우리를 결승까지 데려다 주지는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 25일 이라크와의 준결승을 하루 앞두고. 한국이 우승후보가 될 자격은 있지만 일단 눈앞에 다가온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 "제겐 은인이시죠" (이정협, 26일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고서. 그를 대표팀에 깜짝 발탁해준 슈틸리케 감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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