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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단체장, 흔들리는 지역민심②
위기의 단체장, 흔들리는 지역민심②
  • 동양일보
  • 승인 2015.02.0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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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보은군수

(동양일보 지역종합) 보은군 지역사회가 어수선하다.
정상혁 보은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당선무효형인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단체장 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 우려 때문이다.

정 군수는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재선에 성공한 뒤 민선 5기 동안 추진해온 역점사업의 지속 추진은 물론 신규사업 발굴·추진을 통해 낙후된 보은 발전과 지역주민 권익 증진을 위해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22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정 군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 민심이 흉흉하다.

●선거법 위반 쟁점
경찰은 지난해 4월 정 군수가 주최한 ‘촌놈이 부르는 희망노래’ 출판기념회 개최 과정에서 공무원이 개입됐다는 제보를 토대로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어 같은 해 5월 군수 비서실과 행정계, 통신신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보강수사를 거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검찰은 같은 해 10월 불구속기소했다.
정 군수에 적용된 혐의는 선거법 위반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두 가지다.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면서 유권자들의 개인정보를 임의로 이용, 초청장을 발송하는 등 선거운동에 이용했다는 혐의와, 지난해 4월 일부 유권자에게 축·부의금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는 지난 1월 22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정 군수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벌금 200만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 관련 범죄인 경우는 벌금 100만원 이상, 다른 범죄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 또는 직위가 상실된다.

1심 재판부는 "출판기념회 개최가 지극히 개인적인 업무임에도 비서실장 등에게 초청장 작성 및 발송 업무 등을 지시했다"며 "지위를 남용해 소속 공무원을 사적인 선거운동에 이용한 것으로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밝혔다. 
또 "군수로서 개인정보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고 군청에서 보관하는 개인정보를 수집하게 한 뒤 추가 정보 수집을 요구한 점은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축·부의금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도 "금권선거를 엄격히 규제하는 공직선거법 입법 취지상 죄가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군수 측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무리가 있고, 일부는 오류도 포함돼 있음에도 재판부에서 법리적으로 잘못 판단한 때문이라며 즉각 항소했다.

정 군수 측은 ‘보은군민 4996명에게 초청장을 발송해 선거홍보를 했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4996명 중 투표권이 없는 외지인들이 1300여명으로 전체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를 모두 유권자로 판단한 것은 오류로, 선거홍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임의로 이용해 초청장을 발송했다’는 판결에 대해선 “통상적으로 정치인이나 단체장 등이 출판기념회 등을 개최하면서 초청 대상의 사전 동의를 받고 초청장을 보낸 사례는 거의 없다”며 “이는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일이며, 이같은 사례로 법적 처벌을 받은 전례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정 군수 측은 특히 “출판기념회 초청장 내용은 구체적인 업적이나 지지를 홍보하는 내용도 아니고, 책을 발간하게 된 배경과 통상적인 인사말 수준”이라며 “이를 선거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 군수 측은 이와 함께 “출판기념회 개최에 앞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출판기념회 관련 사항에 ‘선거법 저촉 기간 외에 개최하는 것은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내용에 따라 개최한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초청장 발송 과정에 대해 엄격히 판단하면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저촉될 수 있으나, 선거법에는 저촉되지 않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주요사업 차질 우려
민선 자치시대에 있어 단체장의 유고는 지역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미치기 마련이다.

특히 단체장 교체때마다 지역 현안사업의 전면적 재검토 등으로 일관성있는 행정 추진에도 심각한 차질을 빚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역사회가 어수선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정 군수 취임 이후 보은군에서 역점 추진중인 지역 현안사업은 문화휴양촌 조성과 스카이바이크 설치사업을 비롯해, 달천고향의강 정비사업, 7개권역 농촌마을가꾸기사업, 보은산단기반시설사업, 스포츠파크 조성, 바잉산림휴양밸리 조성, 삼년산성고분군 역사테마공원 조성, 한국폴리텍대학 유치 등이다.

2016년까지 3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스포츠파크 공사는 현재 문화재 발굴을 거쳐 올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2017년까지 산림휴양과 치유, 체험 등 복합휴양단지 조성을 목표로 추진중인 바이오산림휴양밸리도 마찬가지다.
정 군수는 이같은 현안사업들을 통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고,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정 군수의 의지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흉흉한 지역민심
하지만 정 군수가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이같은 지역현안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지역민심은 정 군수에 대한 개인적 지지와는 상관없이, 단체장의 중도 교체에 따른 행정 혼선과 현안사업 추진 차질, 잦은 선거에 따른 지역갈등 등 파생되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로 인해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벌써부터 공직 내부에선 직원들간 반목 현상은 물론 행정 혼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정 군수의 재판 과정에서 수천명의 지역주민이 탄원서를 제출한 배경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전임 군수가 수뢰혐의로 구속됐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 궤도에 들어선 공직 사회와 지역주민들이 단체장 중도사퇴에 따라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선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가뜩이나 다른 지자체에 비해 인구 수가 적어, 조그만 사건에도 크게 흔들리는 지역사회 특성상 단체장 교체에 따른 파장은 재선거에 따른 갈등, 공직 불안, 현안사업 차질 등으로 인해 엄청난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직 내부와 지역사회가 정 군수의 항소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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