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국(충북경제자유구역청 충주지청장)

김 용 국(충북경제자유구역청 충주지청장)

을미년(乙未年)은 양(羊)처럼 원만하면서도 하는 일마다 잘 되는 긍정적인 기운이 강한 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충주 에코폴리스지구(이하 에코폴리스)가 청양의 해를 맞아 힘찬 기지개를 폈다. 지난 1월 26일 에코폴리스 개발을 위해 사업추진 주체 간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충청북도,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충주시, 현대산업개발(주), 교보증권(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투자유치에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하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2013년 2월 14일 충북경제자유구역 5개 지구 중 하나로 지정된 에코폴리스는 중부내륙권 균형발전을 촉진할 전략적 요충지로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았다. 청사 위치, 기구 및 조직 등 상반된 의견이 분분했다. 인근 공군부대로 인한 소음과 비행안전구역 고도 제한, 도로?철도 노선에 따른 지구 분할은 사업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나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에코폴리스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문제점을 하나하나 도출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국방부와 9개월여 간의 협의 끝에 소음과 고도제한으로 군부대와 마찰이 예상되는 지역을 제외한 2.2㎢(66만평)에 대해 조건부 동의를 이끌어내며 사업 추진에 물꼬를 텄다. 정부로부터 지정받은 4.2㎢ 중 52%인 2.2㎢를 우선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발사업 시행자의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산업?유통시설을 도로?철도 주변에 배치해 접근성을 높이고, 86만 원(3.3㎡당) 선인 조성원가를 53만원까지 낮췄다. 가처분용지 비율도 58.5%에서 63.4%로 늘렸더니 추정 사업비가 6,591억 원에서 34% 수준인 2,234억 원까지 줄었다. 이렇게 장애요인을 걷어내 가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에코폴리스는 지난해 8월 현대산업개발(주)에서 참여의향서를 보내오며 사업이 가속화 일로에 들어섰다.
충주 에코폴리스는 교통여건이 우수하고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성장의 중심축이다. 인근에 기업도시와 첨단산업단지가 활발하게 가동되어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차세대 성장 동력인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치)부품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을 특화 개발할 핵심지역이다.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3%에서 2020년에는 50%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특화단지 조성은 미래 100년 먹거리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에코폴리스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취득세(15년), 재산세(10년), 법인세?소득세(3년) 면제 등 다양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자금지원, 규제완화 등 행?재정적 지원 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본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협약식은 큰 의미가 있다. 에코폴리스 사업 추진 주체가 될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기업유치에 힘을 모을 것을 합의하는 자리였으니 말이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올해 말까지 사전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2020년이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주거단지가 완성된다. 기업들을 유인할 매력적인 단지를 조성하고, 투자유치 활동을 강화하여 충북경제 전국 4% 도약을 견인해 나갈 계획이다.
예부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한다’는 의미의 극세척도(克世拓道)라는 말이 있다. 어렵고 힘들게 첫 걸음을 뗀 에코폴리스에 어울리는 사자성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극세’를 해낸 에코폴리스가 우리나라 자동차 전장부품산업을 이끌어가는 ‘척도’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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