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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종 전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총장
유성종 전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총장
  • 동양일보
  • 승인 2010.01.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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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쥐는 법’조차 가르치지 않으니‘기초교육 될 턱있나”

* 조철호가 만난 사람 경인년이 밝으면서 동양일보 지면에 ‘동양 초대석’이 신설됐다.

‘뉴스의 인물’ ‘화제의 인물’‘클릭-이 사람’‘포커스’ 등 인물 사진을 과감하게 클로즈 업 시키는 와이드 박스물이 많은데다 한 면 전체를 할애하는 대담한 이 페이지가 또 다시 독자들의 눈을 잡을 것이다.

매주 금요일 연재 예정인 이 난은 뉴스가 아니라, 2010 동양일보 주제인 ‘함께 가자’에 부합 될 메시지를 싣게 될 것이다.

자칫 지나칠 일상에 일깨움과 희망을 건네는 덕담의 샘이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탈속한 노신사’ ‘꼿꼿한 어른’

 

‘동양 초대석’ 첫 손님으로 ‘욕심 많은 교육자’였고, 이제는‘탈속한 노신사’요 ‘꼿꼿한 어른’인 유성종(78)전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총장을 만나고자 전화를 했다.

자택인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아이파크 아파트의 전화 266-6123을 누르니 언제나처럼 카랑카랑한 음성. ‘해도 바뀌었는데 뵙자’고 했더니 “내가 그쪽으로 가겠습니다”다. 뉘에게든 누(累)를 끼치지 않으려는 본성을 어찌할 수 없어 6일 오후 3시30분 사무실에서 맞았다.

‘일본전산(NIDEC)’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는 나가모리 시게노부(永守重信)사장의 성공기 ‘일본전산 이야기’한 권을 건네며 “얼마 전 박학래 선생(전 충북도의회 의원)께서 주신 책인데 아무래도 경영하는 분이 보는 게 좋을듯해 가져”왔다고 했다. “아, 식사 빨리하는 사원을 뽑는 사장 얘기군요”라 응수하며 대담이 시작됐다.

 -새 해가 시작 된지 꼭 일주일이 됐습니다. 서설(瑞雪)인줄 알았더니 ‘눈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교장, 교육감, 학장, 국립교육평가원장, 총장 등을 두루 거친 분이어서 호칭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최종 공직이 ‘총장’이었기로) 총장님께서 언젠가 “교육이 무력증에 빠져있다”고 하셨지요.

“50년을 교육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 가장 죄송하고 민망한 것이, 평생 동안 교육에 몸과 마음을 담고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교육계가 무력증이 생기다보니 가르쳐야 될 것을 안 가르칩니다. 학교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가 모두 같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본(本)을 보이고 그 본을 흉내 내면서 배우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엄마도, 교사도 하지 않습니다. 사회는 더욱 무관심입니다. 이것을 저는 없을 무자의 ‘무(無)교육’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더러 가르쳤다고는 하는데, 잘못 가르쳐서 아닐 비자의 ‘비(非)교육’, 교육열이 세계 최고라고는 하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을 거침없이 하기에 ‘반(反)교육’이라 표현합니다. 무교육, 비교육, 반교육이라는 말을 1995년부터 써 왔습니다. 지금도 마땅히 가르쳐야 할 것을 안 가르치고, 청소년들은 점수 따기에 매달려서 점수의 기계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큰 인물이 길러질 여지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점수가 인간의 평가기준이 되었으니 다른 방법이 없지요. 옛날엔 무엇이 인간의 평가기준이었는지요.

“옛날의 교육은 도덕을 빼면 교육이 아니었습니다. 현재는 가정, 학교, 사회 모두 도덕 교육이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세계에서 가장 버릇없이 길러지는 청소년이 한국 학생들입니다. 이렇듯 교육이 무력하니 사회도 결국 무력하게 됩니다. 교육자들은 이것을 거꾸로 핑계 댑니다. 사회가 무시 하거나 무력하니까 자기들도 무력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교장은 전교조 탓하고, 전교조는 교장과 교육풍토를 탓하고...다 잘못입니다. 왜 남을 탓합니까. 자신들의 권리는 포기해 놓고. 교육자가 교육을 포기했는데 누가 존경합니까. 제대로 가르쳐야 부모와 교사가 신뢰를 받지요.

 -사회현상도 도덕성이나 교육의 본질에서 일탈돼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한국사회는 지금 목하 제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해 있지요. 가장 힘이 있다는 정치권 만 해도 자기 표(票)만 생각하지요. 어디 국민이나 나라를 위한 진정성이 있습니까.

 -4대 강 사업의 찬반 논란도 그런 시각이신 가요.

“4대 강 사업이 여야를 떠나 면밀하게 검토되고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분석해야 합니다. 우리 정치상황은 그러기 전에 우선 야당은 여당이 하니까 반대하는 것이고, 대통령이 해야 한다니까 반대해야한다는 것처럼 보여 지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나는 사실 이 대통령이 4대 강 사업 말하기 전에 자주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겨울철 중장비들이 다 놀고 있을 때 시장 군수들이 자기고장의 실개천부터 정비시키면 여름철 물난리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난개발로 어지럽혀진 시냇물 길을 잡고, 보를 막아 빗물을 담아둬야 합니다. 시장 군수 권한에 있는 하천을 다 쳐내고 거기서 나오는 모래와 자갈을 분류해 자원으로 쓰면 지자체들이 외부에서 모래자갈을 사 오는 등의 법석을 떨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60년 동안 산에서 내려온 토사가 크고 작은 강을 메운 상태에서 해마다 호남평야, 강경평야가 물에 넘쳐 홍수가 나니 광주, 전남지사가 4대 강 사업을 환영한다는데 그걸 반대한다는 게 무슨 꼴입니까. 이 같은 일들이 모두 표를 의식해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국가적 입장에서 치수는 국정입니다. 헌법상 대통령의 국토보위 의무는 외부침입만 막는 게 아닙니다.

 -도덕성의 부재현상이 정치권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 만연돼 있지는 않은지요.

“그러나 정치권이 힘이 있으니 영향력이 자연 크지요. 예를 들면 얼마 전 충북출신 국회의원 한 사람이 예결산문제로 위원장 석을 점거해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야당 측 간사로 당명이 그렇게 하도록 했다 해도 “전 그렇게 못 하겠습니다”라고 했어야 옳습니다. 정치인은 최소한도의 기준을 지켜야 합니다. 측근에서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지는 모르나 선을 넘으면 안 됩니다. 나라와 국회의원은 그 격을 지켜야 합니다.

 -세종시 문제엔 어떤 생각이신지요.

“일부 국회의원들의 주장을 보면 나라를 생각하는지, 지역을 생각하는지, 당을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으며 이런 정도 먹고 살게끔 됐는데, 이런 거 하늘에서 거저 떨어지고, 땅에서 솟은 줄 아는 세대들이 자기 이익에 얽매여서 더 큰 것을 생각 못하고, 이렇게 제 입장만 고집하고 주장하는 세태를 보면 안타깝습니다. 적어도 대통령이 선출됐다는 것은 국민 다대수가 지지해서 선출 된 것인데, 나라가 되려면 대통령이 업적을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정치인이 다 함께 도와줘야 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업적은 개인의 치적이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우리 정치인은 생각을 안 합니다. 심지어 한나라당 안에 있는 사람들도 자기 표만 의식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여당, 야당 지역 할 것 없이 전부 나라보다는 당, 당보다는 제표, 이런 식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게 지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도덕의 부재현상이지요.

 -언제 쯤 도덕이나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교육문제를 말할라치면 나 같은 사람이 책임져야 하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그런 생각이 자꾸 들고 있습니다. 제대로 가는 교육이 되려면 공교육이 제 구실을 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가 회복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한고비를 넘겨야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한 고비라면...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평등주의가 올 때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가령 대학교수들은 높은 급여와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고, 초등교원들은 적은 급여에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지 못 한다면 공교육이 신뢰를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한국은 현재 대학의 대부분이 사립인데 반해 초 중등학교는 대부분이 공립학교들입니다. 대학들은 이제 대중화가 됐고, 특별대우를 받던 시대가 지났습니다. 급여도 초등학교 교사와 큰 차가 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10년 이내 그 편차는 더욱 줄어 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교육의 신뢰가 회복될 것입니다.

 -급여나 사회적인 대우의 평준화가 곧 도덕과 공교육의 신뢰회복을 뜻하는지요.

“꼭 그렇게만 말할 수는 없으나, 그렇게 된다면 초등 교원들이 교육의 권리를 찾아 인성과 교과의 기초 교육을 제대로 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것입니다. 그러면 현재 외면되고 있는 기초교육의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기초교육이라면...

“유치원이나 초등하교에서 연필 쥐는 방법을 재대로 익혀주는 것 같은 것입니다. 지금 청장년들을 잘 보십시오.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는 이들이 몇 퍼센트나 됩니까. 그 것은 초등하교 1학년 때 연필 잡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데서 기인합니다. 연필 쥐는 법과 젓가락질이 같은 것입니다. 연필 잡는 법을 모르니 글씨가 제대로 쓰여 지지 않아 거의가 악필이 됩니다. 기초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한 예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이 같은 기초가 잡혀지면 자연 도덕성이 회복되고, 인문학이 인성과 삶의 질을 높일 것입니다.

 -그 같은 기대가 이루어졌으면 오죽 좋겠습니까만, 자칫 현재의 정치 사회적분위기가 도덕과 교육의 위기를 불러와 넘어올 수 없는 선을 넘은 것은 아닐는지요.

“그렇게 절망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충청권은 좋은 공기를 지니고 있는 자연의 은혜로움이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좋은 인물이 길러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런 인재를 발굴하고, 표양(表揚)하고, 결속하는 일을 언론이 맡아야 합니다. 그들이 병든 한국사회를 치유하고 분위기를 정화시키는 역활을 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있듯, 앞으로는 더욱 여성들의 몫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는데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책을 보는 엄마가 되었으면 합니다. 공부하라고 열 마디 주문하는 것보다 말없이 책을 보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면 그 가정은 책을 보는, 공부에 몰입하는 분위기가 될 것입니다. 책 한 권, 신문 한 장 읽지 않고 텔레비전의 오락프로나 보며 소일하는 적지 않은 엄마들이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자녀들의 올바른 성장은 보장받지 못할 것입니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함께 본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교육임을 명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시간이 넘도록 고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새 해 더욱 강건하시기를 바랍니다.

<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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