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반대 불구 녹취파일 공개강행…회의 파행

▲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간 최근 기자들과 이 후보자가 사석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 음성 파일 공개 여부에 대한 공방이 오가자 눈을 감은 채 뒷목을 잡고 있다.

(동양일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언론 외압'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한때 정회사태를 빚는 등 파행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언론사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한 발언을 담은 음성파일을 청문회장이 아닌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일방적으로 공개, 회의는 중단됐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 언론개입 의혹에 대해 "백번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적절치 못한 처신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관련 언론인과 언론 전반에 걸쳐서 사죄 말씀과 함께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리한 기사를 빼달라"는 취지의 기존에 알려진 발언 이외에 "(기자를) 대학 총장 시켜준 적도 있다, 교수 만들어준 적도 있다"는 발언을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했는지 야당이 제기한 추가의혹을 이 후보자가 부인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후보자는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 "정신이 혼미해서 기억이 정확하지 못하다"고 자신의 오전 '부인 발언'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정치연합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녹취록 공개를 요구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에 부딪혀 어렵게 되자 청문회장을 벗어나 기자회견장인 정론관에서 이 후보자의 오전발언을 '거짓'임을 입증할 수 있는 음성파일을 전격 공개했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김영란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이거든? 안되겠어 통과시켜야지 진짜로"라며 "통과시켜서, 여러분들도 한 번 보지도 못한 친척들 때문에 검경에 붙잡혀가서 '시골에 있는 친척이 밥 먹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합니까' 항변을 해봐. 당해봐"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자가 "언론인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주고…. 나, 언론인, 40년 된 인연으로 이렇게 (진짜 형제처럼) 산다"며 "언론인 대 공직자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인간적으로 친하게 되니까…내 친구도 대학 만든 X들 있으니까 교수도 만들어주고 총장도 만들어주고…"라고 대목도 공개됐다.

앞서 오전 회의에서는 이 후보자 본인 병역 의혹에 대한 해명이 거짓이라는 지적이 집중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현역 판정을 받은 1971년 최초 징병검사를 충남 홍성에서 받았고, X레이 시설도 없어 '부주상골 증후군'을 제대로 입증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당시로는 첨단 시설을 갖춘 서울 육군수도병원에서 첫 신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이 지적했다.

진 의원이 제시한 당시 병력 기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은 행정고시 합격 후인 1975년 자신이 사무관으로 근무하던 홍성에서 두 차례의 추가 검사를 받은 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골에서 행정고시에 합격한 공직자라는 직위를 활용한 특혜가 아니냐고 야당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64년과 75년, 그리고 불과 6년 전인 2009년에도 부주상골에 문제가 있어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60세가 넘은 나이까지도 같은 부위에 엑스레이를 찍어 고생하는 입장을 이해해달라"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또 차남이 무릎 수술로 병역을 면제받은 데 대해서도 "저의 신체적 결함이나, 제 자식의 신체적 결함 때문에 군 복무를 못해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강남 아파트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40년 전 결혼과 동시에 아버님이 강남에 30평 아파트를 사주셨다"면서 "결혼 동안 6번 이사했고, 조금씩 근검절약해서 옮겼는데 집 한 채 있는 사람이 무슨 투기를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총리로서 역할과 관련, "책임 총리는 법률적 용어는 아니지만 각부 장관을 통할하면서 대통령을 보좌해서 국정을 잘 수행하는 게 책임 총리"라면서 "총리가 되면 국무위원 해임 건의, (임명) 제청권을 정확히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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