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마침내 불이 붙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골 결정력을 끌어올린 '손날두' 손흥민(23·레버쿠젠)이 화끈한 해트트릭을 앞세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데뷔 이후 자신의 한 시즌 역대 최다골(14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확실한 해결사로 이름을 떨쳤다.

손흥민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2014-2015 정규리그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에만 3골을 쏟아내는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레버쿠젠은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4-5로 패했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눈부셨다. 0-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팀에 연속골을 선사하며 3-4까지 쫓아가는 동력을 만들어낸 주인공이 바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해트트릭으로 이번 시즌 12·13·14호골(정규리그 8골·DFB 포칼 1골·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및 본선 5골)을 잇달아 작성했다. 정규리그만 따지면 6·7·8호골을 한꺼번에 맛봤다.

2010년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 무대에 데뷔한 손흥민이 지난 시즌까지 작성했던 한 시즌 최다골은 12골(2012-2013시즌·2013-2014시즌)이었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전반기까지 11골을 터트리며 한 시즌 최다골 기록 경신을 예고했고, 2015 아시안컵 무대에 참가해 짜릿한 골맛을 보면서 예열을 마친 뒤 후반기 시작 2경기 만에 해트트릭을 장식하면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14골로 늘렸다.

특히 프로데뷔 첫 시즌에 3골에 그쳤던 손흥민은 두 번째 시즌에 5골을 넣더니 3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이어가며 분데스리가에서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확실하게 인정받게 됐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손흥민이 과연 레버쿠젠의 대선배이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인 차범근(62) 전 수원 삼성 감독의 대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가에 쏠리게 됐다.

차 전 감독은 1985-1986시즌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에서 17골, 포칼에서 2골을 넣으며 한국 역대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득점(19골) 기록의 보유자다.

이날 해트트릭으로 14호골까지 달성한 손흥민은 이제 5골만 넣으면 차 전 감독과 타이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이번 시즌 가파른 상승세를 감안하고 아직 분데스리가 일정이 많이 남은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손흥민은 이번 시즌 총 28경기(정규리그 18경기·컵대회 2경기·UEFA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 나서 14골을 작성했다.

경기당 평균 0.5골을 터트리고 있는 손흥민에게 남은 경기는 최소 정규리그(13경기)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2경기) 등 15경기다.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면 산술적으로 차 전 감독의 기록뿐만 아니라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 무대에서 한 시즌 20골 고지를 넘을 수도 있다.

차 전 감독 역시 2013년 6월 손흥민이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면서 "지금 추세라면 지난 시즌 12골을 넘어서는 기록도 가능하다"며 손흥민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다.

손흥민은 아쉽게 지난 시즌 12골에서 멈추면서 차 전 감독의 기대에 살짝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더 강렬해진 득점력을 앞세워 차 전 감독의 예상을 뛰어넘어 최다골 기록까지 넘보는 절정의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