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남
- 한상남 시인 -
참나무 숲에 바람 분다
흐느끼며 나뭇잎 흩어진다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물참나무
두루 섞여서
후드득 도토리도 뿌린다
참나무를 참나무라 이름 지은 사람들은
그토록 ‘참’에 목말랐을까
진실로 거짓을 두려워했을까
오늘 거짓과 싸우지 못한 나는
마음 헐벗은 채 이렇게 숲을 헤매고
다시 어두운 바람이 분다
고개를 젖히니
초승달이 여기 와서
비겁한 칼처럼
눈웃음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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