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의 파격적인 인사를 둘러싸고 교육계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김 교육감은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기존 관행과 예측을 뛰어넘는 파격을 선보였다.
교육 자치가 시행된 1991년 이후 24년 만에 충북의 '수부 도시'인 청주시 교육장에 초등교사 출신을 기용하고, 본청 내 요직에 '젊은 피'를 대거 충원, 조직의 안정보다는 변화와 혁신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진영 인사들이 이끌던 충북교육계에서는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되기 전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등 교사 출신이 청주교육장을, 초등 교사 출신이 청원교육장을 맡는 게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
교육청 내에서는 그동안 교육직 인사에서 소외감을 느꼈다는 초등 교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의 요직 진출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단양교육장에 강옥남 새터초교 교장이, 영동교육장에 남명희 영동중 교장이 각각 발탁됐다.
공모를 통해 청주농고 평교사를 보은자영고 교장으로 임용한 것도 이채롭다.
김진완 영동교육청 교육지원과장을 본청 과학직업교육과장에, 류재황 단양교육청 교육지원과장을 본청 진로인성교육과장에 각각 기용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김 교육감은 또 도교육청 내 학교혁신 태스크포스(TF)에 파견된 전교조 출신 김성근 교사를 혁신기획 담당(4급 상당) 최종 합격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김 교육감의 인사에 대해 도교육청 안팎에선 자신의 교육 철학과 비전을 공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교육조직을 만들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교육감 한 사람의 의지만으론 교육 개혁을 실천하기 어려운 만큼, 주요 실무 조직의 변화를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굳어져 왔던 인사운용의 혁신을 통해 매너리즘을 일소하고 조직 경쟁력 강화와 활기 부여 등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도 나온다.
반면 이같은 파격적 인사가 자칫 공직 내부의 불필요한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공직 특성상 연공서열과 보직 경로 등을 파괴한 인사는 자칫 단체장에 대한 줄서기를 비롯해 외형적 성과제일주의를 확산시킬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또 보수·진보 성향 교원의 갈등 증폭, 교육계 전반적인 여론 미반영 등 각종 부작용을 통해 조직 불안정과 정책 혼선을 야기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파격은 그릇된 관행이나 후진적인 구태 등을 혁신하기 위한 차원에서 효과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조직 구도나 효율적 인화를 위해 자제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김 교육감의 인사혁신이 기대하는 성과를 이끌어내는 동력이 될지, 아니면 조직의 불안정과 갈등을 확산시키는 실패한 실험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