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급발진연구회, 7만원대 일반인 보급형 개발

(동양일보)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 실수인지 자동차의 결함인지를 손쉽게 밝혀줄 장치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그동안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아 대부분 운전자가 책임을 떠안았다.

자동차급발진연구회는 24일 오후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급발진 사고 유무 확인 장치인 '케이 버드'(K-BUD)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를 차량에 달면 일반 운전자들도 자동차 급발진 사고 발생 때 책임 소재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연구회는 강조했다.

K-BUD는 차량 핸들 밑에 있는 운행기록 자기 진단장치(OBD)에 연결해 차량속도, 엔진회전수, 가속페달 작동량, 제동페달 작동 유무, 차체 가속도 등 운행기록을 저장하는 일종의 블랙박스다.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K-BUD에 저장된 기록을 분석하면 사고 당시 가속페달을 밟았는지 등 운전자의 실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용방법이 간편해 누구나 쉽게 장착할 수 있다.

본체와 유선으로 연결된 케이블을 운행기록 자기 진단장치에 꽂고 손바닥 절반 크기의 본체는 운전석 옆에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붙이면 된다.

국내 전자파 인증인 KC인증과 국제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독일자동차검사협회(TUV)의 실차 시험보고서를 받는 등 제품의 신뢰성도 높였다.

연구회는 '케이 버드' 제조업체 ㈜유앤미테크 및 법무법인 양헌과 업무협약을 체결,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고객에게 저장 기록 분석도 해주고 소송도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보급에 초점을 둬 소비자가격을 7만원대로 책정했다. 3월 중순부터 자동차용품 전문점 등을 통해 판매된다.

연구회에 따르면, 기존 자동차 운행기록장치(EDR)는 운전자 운전행태 파악이 되지 않아 급발진 책임소재 규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 전문가 등이 사용하는 급발진 판정 장치는 있었으나 일반인들도 쉽게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저가형 상용모델을 시판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연구회 측은 설명했다.

연구회 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저가형 상용 자동차 블랙박스 출시로 그동안 급발진 사고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케이 버드는 책임 소재를 밝혀주는 장치로 급발진은 물론 각종 교통사고 시 강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급발진 사고는 지난 30여 년 동안 가솔린 엔진과 자동변속기기를 장착한 차량에 집중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연간 100여 건이 소비자보호원과 교통안전공단 등에 신고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1000여 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자동차급발진연구회는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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