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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에 깃든 어제와 오늘 아날로그 감성으로 애무
화폭에 깃든 어제와 오늘 아날로그 감성으로 애무
  • 김재옥 기자
  • 승인 2015.02.24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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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민아트센터 교류전 ‘다시, 그림이다’
▲ 호상근 작 ‘해병대식 매너’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회화가 갖는 의미와 지속 가능성에 대해 재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된다. 

오는 3월 23일까지 우민아트센터 전시실에 선보이는 우민아트센터 2015 교류전 ‘다시, 그림이다’가 그것.

전시 제목 ‘다시, 그림이다’는 호크니(David Hockney)와 게이퍼드(Martin Gayford)의 대담집 ‘다시, 그림이다’에서 차용한 것으로, 호크니가 다양한 매체를 경험하고 결국 다시 그림으로 돌아왔을 때 한 생각들을 함께 고민한다.

상이한 작업방식을 가지면서도 회화가 갖는 가능성과 잠재성을 모색하며, 회화가 갖는 장점들을 아우르는 황세준, 김기수, 이제, 호상근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황세준 작가는 ‘재현의 내용’에 주목한다. 1980년대 작가는 사회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술에 대해 고민하며, 민주화 투쟁을 그렸다. 현실을 그림 속에 그려냄으로써 그 고통을 기억하고자 했던 과정이었다. 2000년 이후 작가는 삶의 일상 속 장면들을 그리며 자본주의 사회 속에 존재하는 화려함과 그 이면에 대해 조명한다. 연관 없는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병치시켜 익숙함 속의 묘한 어색한 언캐니(uncanny)를 이끌어낸다. 이것은 너무나 익숙하고 일상적이라 지나쳤던 것에 대해 의심하고 생각하도록 한다.

황 작가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그리다가, 1990년대에는 대안공간 풀에서 기획자로 활동하며, 미술전문지 포럼에이와 볼에 많은 비평문을 기고했다. 2002년 다시 작가로 돌아와 ‘목단행성’, ‘등신대 아침’ 등의 모두 11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김기수씨는 ‘재현의 과정’을 변주하며 작업을 확장한다. 작가는 한국의 근대화 문제를 개념적인 방식으로 재현하다가, 다시 회화로 돌아왔다. 그림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던 작가는 ‘대단지 입구’에서 흐릿한 초점과 어두운 색감으로 ‘광주대단지 사태’를 둘러싼 기억을 들춰낸다. 사적 기억을 공적 기억으로 치환하여, 사회적 문제를 다시 현재의 시점에서 돌아보게 한다.

이제는 ‘재현하는 방식’에서 강한 회화의 물성을 보여준다. 화면 속 사물의 적절한 가감과 붓질, 물감의 덧칠로 작가는 삶 속에 늘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희망을 그린다. 미시적 풍경에 주목하던 작가는 거시적으로 시각을 넓혀 도시의 일상적 풍경을 포착하고, 그 안에서 사람이 주는‘희망’을 본다. 밤과 새벽의 장면을 연출하는 것은 힘겨운 하루 끝에 갖는 소박한 희망을 잔열(殘熱)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무심하게 그려진 붓질 속에 한줄기 빛은 그 의미가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김 작가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프로젝트 그룹 플라잉시티(Flyingcity)로 활동하며 주로 미디어 작업을 해왔다. ‘밤 산책’ 전시부터 다시 회화작업으로 돌아와, ‘녹색광선’, ‘대단지 입구’ 등 모두 6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소마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기획전과 프로젝트,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호상근 작가는 ‘재현의 대상’을 자신의 기억에서 타인의 기억으로 확장한다. ‘호상근 재현소’ 는 찾아오는 관객에게 이야기를 요구해 한 장면을 엽서에 그린다.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본인의 장면(내가 본 것)과 재현소에 찾아오는 관람객의 장면(네가 본 것)을 그리면서 그들과 기억을 공유한다. 이러한 새로운 소통은 회화적인‘상호 작용성’으로 볼 수 있다. 작가는 교류적 소통으로 그림이 주는 사소한 즐거움과 안락함을 선사한다.

4인의 회화 작업들은 상이한 묘사 방식과 주제를 가지면서도, 회화가 갖는 장점을 아우른다. 그림은 일상을 흥미롭게 만들어 보지 않았을 것들을 보게 하고, 보고 그리는 행위로 감정을 교류시킨다.

호 작가는2008년 그룹 ‘POST-EAT’작업을 시작으로, 개인전 ‘내가 본 것, 네가 본 것: 호상근 재현소’를 열었다. ‘호상근 재현소’ 프로젝트는 서울과 제천중앙시장으로 확장, SBS 라디오 ‘장예원의 오늘 같은 밤’에서 사연의 한 장면을 재현하는 한 코너로 운영 중이다. ‘동방의 요괴들’ 작가 선정, 그 외 백남준아트센터, 부산시립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2012년에는 드로잉 작품집 ‘구석진 풍경(Detached View)’을 출간했다.

문의=☏043-222-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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