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하(아산소방서장 )

       이종하(아산소방서장 )

지난해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고양시 터미널 화재, 장성 요양병원 화재 등 크고 작은 많은 사고를 경험하면서 더 이상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15년 소방안전분야에 관한 법령들이 다양하게 개정·강화되었으며 우리 119소방대원들은 달라진 소방법령 홍보·안내에 여느 때보다 동분서주 하고 있다. 최근 적용된 소방법령 분야의 주요내용을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소방시설작동기능점검보고서 제출의무 등 자체점검이 강화된다.
올해부터는 자동화재탐지설비 이상의 소방시설이 설치된 특정 소방대상물은 1년에 한 번 건축물의 사용승인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까지 관계인(소방안전관리자 포함) 또는 소방시설관리업자가 점검기구를 활용하여 소방시설 작동기능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소방서에 30일 이내에 제출하여야 한다.
둘째, 소방안전관리보조자 선임제도가 도입된다.
연면적 1만 5천㎡ 이상의 소방안전관리대상물과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 야간·휴일에 안전관리 취약한 시설에는 소방안전관리보조자를 1명 이상 선임하여야 한다.
셋째, 공사장 임시소방시설 설치의무가 강화된다.
공사장 화재 시 대부분 화재원인이 되는 용접, 용단 등 불꽃을 발생시키거나 화기를 취급하는 위험작업은 간이옥내소화전, 비상경보장치, 간이 피난유도선 등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
넷째, 밀폐구조의 영업장에 간이스프링클러설비 설치가 의무화된다.
다중이용업소법(다중이용업소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상층에 있는 영업장 중 창문 등을 폐쇄하여 환기·채광·출입 등을 위한 개구부의 면적이 영업장 바닥면적의 30분의 1 이하인 밀폐구조의 영업장에는 간이스프링클러설비를 설치토록 해야 한다.
이러한 소방법령 개정사항들을 소방관서에서 적극 홍보·안내 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대상이 개정사항들을 실천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많으며, 심지어 개정 사항에 관해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대상이 상당수인 실정이다. 이는 "설마 불이 나겠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와 같은 안일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어도 그것을 우리가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귀찮고 불합리한 규제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나부터라고 생각하며 앞장서는 작은 관심과 실천이야 말로 단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을 지켜내는 첫 걸음이라 믿는다.
따라서 개정된 소방법령을 꼼꼼히 살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며, 국민 모두가 화재 등 재난사고 예방에 적극 동참하여 안전하고 행복한 2015년 을미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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