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에 사모펀드-대기업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

(동양일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사모펀드 등이 5곳 이상이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호산업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을 지킬지 아니면 대기업 등 다른 곳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의 경영권을 차지할지 주목된다.

인수전이 열기를 띠는 가운데 금호산업 인수금액은 1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인 이날까지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 사모펀드 4곳과 중견 건설사 호반건설 등 5곳 이상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롯데, 신세계, CJ 등 금호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들의 인수의향서 제출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수의향서를 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김경기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사모펀드를 통한 컨소시엄 형태의 참여가 추후에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관심 있는 대기업이라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빠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호텔, 백화점 등의 사업을 하는 신세계나 롯데 등이 꼽히고 있다. CJ의 경우 CJ대한통운[000120]과 아시아나항공을 연계한 물류 사업의 효율화를 노릴 수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이 홍기택 산업은행장을 만났다는 소문을 계기로 삼성가의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호텔이나 면세점 사업은 항공업과 긴밀히 연결되는 데다 호텔신라가 최근 M&A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도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금호그룹과 마찬가지로 호남이 기반인 중견건설사로 이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호반건설도 관심을 끈다. 호반건설은 한때 금호산업의 지분을 6.16%까지 높였다가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4.95%로 낮췄다.

박삼구 회장과 법적 분쟁을 벌이는 동생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도 사모펀드와 제휴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 등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등에 관심을 두고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금호산업을 놓칠 수 없는 처지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가진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46.00%를 갖고 있고, 금호터미널의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도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을 놓치면 금호타이어 하나만 남기고 그룹이 공중분해 되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인수전에 뛰어든 경쟁자들이 써낸 최고가와 같은 금액으로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 '50%+1주'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자금 부족이 최대의 난관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전략적 또는 재무적 투자자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이날 오전 그룹 전략경영실 회의에서 금호산업 인수전과 관련해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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