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수

호텔 앞 현무암 보도블럭

바싹 마른 뼈가 바람에 밀려 간다

살아서도 가벼워 대지를 붙잡고

아침마다 함치르르 땀을 내던

잔디의 뼈가 그 바람에 의탁한 채

도시의 자유를 즐기고 있다

얼마나 매달렸던가 얼마나

집착했던가 한 방울의 수분을 위하여

얼마나 싸워왔던가 이제 다

벗고 보니 생각의 그늘을 나와 보니

얘기할 수 있겠다 겨우

그것 때문이었나

마른 겉옷마저 벗어보니 알겠다 겨우

그것 때문이었나 밀려가다 보면

뼈도 닳고 기억도 닳아지겠다

 

가벼움은 애초의 것

주머니를 만든 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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