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수애 충북여성포럼 대표(사진 왼쪽)와 남기예 충북여성단체협의회장

최근 충북여성포럼과 충북여성단체협의회가 새 수장을 맞았다.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한 권수애(64) 충북여성포럼 대표와 남기예(65) 충북여성단체협의회(이하 충북여협) 회장. 교사 출신인 이들은 같은 시기에 각각 보은여중·고와 보은중에 초임 발령을 받아 근무한 적 있다며 각별한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이루어진 인터뷰였지만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한 목소리로 ‘여성의 화합’을 강조했다.

 

●권수애 충북여성포럼 대표

“충북 여성 리더들이 모인 포럼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데 막중한 책임감이 든다”는 권수애 9대 충북여성포럼 대표. 그는 지난 24일 오후 2시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여성포럼 정기총회에서 “많은 지도와 편달을 바탕으로 회원들과 함께 충북여성의 권익 향상과 복지 증진,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에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려고 한다. 앞으로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권 대표는 현재 충북대 패션디자인정보학과 교수로, 충북대 생활과학대학장과 한국생활과학회장 등을 지냈다. 충북여성포럼 부대표로 8년 간 활동해왔으며, 충북대 양성평등연구소 소장이기도 하다.

충북여성포럼 대표로서 그는 자신의 과제로 가장 먼저 여성단체들의 집합체인 충북여협, 충북여성연대 등과의 소통을 꼽았다. 언론 등을 통해 일부 여성단체 간의 불협화음이 여성계 전체의 문제인 양 비춰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그는 소통을 통해 의혹을 불식시키고 여성 리더들의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또한 회원들의 연령층, 활동분야, 지역의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회원으로 유입하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대표나 회장 등 직함을 가진 사람만 회원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면 누구에게나 포럼의 문이 열려 있다”며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준다면 충북 여성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여성포럼은 여성 리더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여성정책 수립과 여성복지증진 시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여성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권 대표는 “그동안 주로 토론회를 중심으로 정책을 제언해 왔다면 이제 그 활동이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모니터링까지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의 여성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그는 “타 도에 비해 정책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앞으로 양적 팽창 보다는 질적인 부분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4명의 대표들 모두 연임했지만 자신보다 역량이 뛰어난 회원들이 많기 때문에 연임은 고사할 것이라는 권 대표. 그는 “2년의 임기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장을 마련하고 스스로 공부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남기예 충북여성단체협의회장

“대통합이 이뤄졌습니다. 11만 명의 회원들이 하나가 된 거에요. 화합과 소통,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단결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실천하는 행복한 충북여협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충북 여성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충북여협의 통합 회장 탄생 여부였다. 분리된 도여협 회장단과 시군여협 회장단을 하나로 엮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통합 회장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는 이례 없이 3명의 후보가 출마해 각축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10일 치러진 선거에서 22대 충북여성단체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남기예(사진) 회장. 그는 충북새마을부녀회장, 충북다문화가족 공동대표, 한자녀더갖기운동연합 청주회장 등을 거쳐 현재 대한어머니회충북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통합에 이루기까지의 과정이 참 힘들었어요. 그동안 통합에 대한 논의는 많이 됐고, 오수희 전 회장 때 합쳐지기도 했었지만 다시 분리됐지요. 이영희 전 회장이 특유의 은근과 끈기로 이루어 냈습니다.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고, 선거는 거의 전쟁이나 마찬가지여서 지금까지도 앙금이 남아있어요. 이제는 마음을 모아서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발전적이고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그는 여성단체의 재정적 자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비정상적인 재정 구조를 개선하려면 CMS 등을 통해 후원금을 투명하게 받고, 수익사업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회원들을 4개의 운영위원회로 나누고 이를 중심으로 조직력을 강화해 자생력과 영향력이 강화된 강력한 충북여협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는 “바자회, 음악회, 패션쇼 등 재정확충을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11개 시군 특산물 판로를 개척하는 등 수익 창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권익신장과 지위향상, 위상 정립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올 여성주간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초청, 여성, 대학생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할 예정. 또한 운영위원회 중심의 봉사활동과 실무 활동가 훈련도 추진하려고 한다.

“예전과 달리 충북여협이 점점 유명무실해져가고 있어요. 자체 역량 강화를 하고, 현안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단결된 여성의 힘으로 현대 여성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할 수 있도록 많은 채찍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글/조아라·사진/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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