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충남 천안시 목천고등학교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소녀상 밑그림을 그린 이 학교 2학년 김민지(17)양이 소녀상을 쓰다듬고 있다.

유관순 열사의 고장인 충남 천안의 한 고등학교에 고등학생이 밑그림을 그리고 대학생들이 제작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천안 목천고(교장 최인섭)는 2일 오전 학교 교정에서 800여명의 학생,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고 일제 만행을 알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가졌다. 제막식에는 천안 출신으로 광복회원인 독립유공자 조동빈옹(91)이 참석했다. 행사는 학생 대표와 조옹의 소녀상 헌화와 기미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 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소녀상 제작은 지난 1월 말 한 여학생이 그린 소묘에서 비롯됐다.
김양은 겨울방학 기간 중 최인섭 교장에게 역사 특강을 듣던 중 강제 위안부 동원 등 일제의 만행에 희생당한 할머니들의 고통을 가슴에 새기면서 자신의 스케치북에 소녀상을 그렸다. 이 소묘작품을 본 최 교장은 미술담당 김정미 교사와 상의, 김양의 그림을 모델로 소녀상을 만들어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후 김 교사는 자신의 모교인 한국교원대 미술교육과 후배들에게 재능기부를 요청했고, 학생들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높이 98㎝, 폭 35㎝ 규모의 소녀상을 제작했다. 제작에는 황석인(4년)군과 이지수(3년·여)·임성하 양 등 3명이 참여했다.
평화의 소녀상 후면에는 ‘아리따운 소녀들에게 자행한 비인권적 행위에 진심어린 사죄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촉구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 역사의 진실을 알려 남북이 통일해서 전쟁 없는 나라, 다시는 후세에 끔찍한 고통을 겪지 않는 대한민국을 염원한다’고 기록돼 있다.
최인섭 교장은 “일본에 진심어린 사죄를 촉구하는 동시에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을 역사 교육의 자료로 활용하고,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소녀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목천고가 위치한 목천읍은 유관순 열사의 고향인 병천면과 경계한 곳으로 1919년 3월 14일 천안 최초의 독립만세운동(목천기미독립만세운동)이 전개됐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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