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린 카메라에 노출된 삶을 살고 있다.
외출을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액션’은 시작되며 시나리오는 비슷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색한 표정으로 그저 층이 표시된 곳을 멍하니 응시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내려간다. 이웃과 절대 눈은 마주치지 않는다.
대개 이와 같은 행동들은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의식해 누군가 지켜보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경계에 따른 행동패턴으로 동승자가 없을 때도 이와 같은 행동은 마찬가지 이다. 마치 일부 연예인들이 카메라 앞에만 서면 긴장감과 어색함을 느낀다는 카메라울렁증과도 비슷한 증상인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일상은 ‘액션’으로 시작해 ‘컷’으로 마감한다. 차량에 몸을 싣는 순간부터 방범, 교통정보수집, 교통단속카메라 등을 시작으로 사무실과 편의점, 식당, 커피숍 등 수많은 건물과 거리에 설치된 CCTV에 의해 나의 일상이 차례로 녹화되고 집에 들어와 겨우 자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안업계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약 450만대 이상이며, 수도권지역의 경우 한사람의 하루 평균 CCTV 노출 횟수는 83회로 거리를 지날 때 마다 9초에 한 번꼴로 찍힌다고 한다. 더욱이 택시와 버스, 승용차 등에 설치된 블랙박스와 누군가에 의해 수시로 올려지는 SNS영상까지 더해진다면 헤아릴 수 없는 영상에 자신도 모르게 출연하고 있는 셈이다.
청주시도 지난 2월 11일 CCTV통합관제센터를 확장 이전했다. 기존 1462대의 방범용 CCTV외에 주정차단속과 쓰레기 불법투기, 문화재 감시 등 행정목적으로 설치된 454대의 CCTV가 야간 방범용으로 추가돼 총 1916대를 관리하게 됐다.
저화질의 CCTV를 고화질로 교체하고 보행자의 특이한 행동패턴과 용의차량 번호를 인식해 자동으로 알려주는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도입해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100개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얼마 전 발생한 ‘인천 어린이집’과 ‘크림빵아빠’ 뺑소니사건 등을 보더라도 범죄예방과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CCTV 설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양날의 칼’처럼 CCTV에 의해 헌법상 초상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에 의해 나의 일상이 촬영되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범죄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배재할 수 없고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 또한 반드시 강구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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