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외환·하나 은행 통합, 노사합의 후 추진 바람직"
"금융사 건전성 규제 정비…보안 없는 핀테크 사상누각"

(동양일보)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현재 거주 중인 서울 여의도 소재 아파트 매매 때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임 후보자는 당시 공인중개사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신고가액을 제대로 몰랐으나 철저히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임 후보자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간 통합은 노사간 합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시했고 국제 기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금융사 건전성 규제는 즉시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후보자는 6일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2004년 3월에 서울 여의도 K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실제로 6억7000억원을 줬지만 신고가격은 2억원으로 했다고 시인했다.

서울 여의도 소재 148㎡ 상당의 아파트는 임 후보자가 현재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곳이다.

지방세를 담당하는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당시 취등록세율은 5.8%로 임 후보자는 신고 매매가 2억원에 따라 1160만원의 세금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임 후보자가 실제 매매가라고 시인한 6억7천만원에 대한 취등록세는 3886만원이어서 2726만원을 덜 낸 셈이다.

임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당시 공인중개사에게 아파트 매매를 일임해 정확한 신고가액을 챙겨보지 못했다"면서 "관행이라고 하나 결과적으로 철저히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신학용 의원은 "당시 후보자는 재정경제부 부이사관으로 부동산 정책 등을 담당했는데 정작 본인은 다운계약서로 세금을 탈루했다"면서 "공직자로서 더 신중하게 처신했어야 하는데 관행을 핑계로 해명을 하는 모양새도 아쉽다"고 비판했다.

임 후보자는 2013년 국무총리실장으로 퇴직 당시 32년간 공직 생활에 따른 퇴직수당 1억834만원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약 1년 반 동안 농협금융지주 회장 퇴직금은 이달말께 확정될 예정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임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질의·답변서에서 외환·하나은행 통합 문제에 대해 "노·사 양측간 합의 과정을 거쳐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외환·하나은행 통합을 당국이 승인하는 과정에서도 노·사간 합의를 중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 후보자는 "외환은행의 중장기 발전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조기 통합이 필요하다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협의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사 건전성 규제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완화 입장을 구체화했다.

임 후보자는 "건전성 규제는 금융시스템 안정과 직결되므로 견고한 규제가 적용돼야 하지만 국제적 기준보다 과도하게 높은 규제나 비명시적 규제, 현실에 맞지 않는 낡고 중복된 규제는 신속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사의 역량이나 내부통제시스템 등을 감안해 금융회사 스스로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핀테크 산업 육성에 대해서는 "금융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켜줄 계기가 된다"고 언급하면서도 "확고한 보안 없는 핀테크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며 IT보안 투자나 내부통제 강화 등 금융사의 자율적 보안 강화 노력을 독려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모니터링 강화와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전환, 서민 대상의 맞춤형 금융지원을 이어가면서 금융사 스스로 차주의 대출 상환 능력 등을 꼼꼼하게 살펴 대출을 취급하도록 심사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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