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2개 농협 조합장 선거 '동점'…연장자 당선, 이변 속출

(동양일보) 11일 치러진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도 여느 선거 때처럼 이변이 속출했다.

상당수 현 조합장들이 패배의 쓴잔을 마셨는가 하면 11선에 당당히 성공한 조합장도 나왔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후보들의 불만이 쏟아진데다가 과열·혼탁 양상마저 불거졌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얼굴을 알리며 당선증을 받는 데 성공한 후보도 잇따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35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2013년 퇴직한 김광철(62) 후보가 전북 군산수협 조합장에 당선됐다.

전북도 해양수산과장을 지내고 전북 수산인동호회를 이끈 김 당선인은 재선을 노린 최광돈(54) 현 조합장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는 "신바람 나는 군산수협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충남 태안군에서는 '11선' 당선인이 배출됐다.

근흥농협 조합장을 맡은 함정경(72) 당선인이 주인공이다.

최다선 기록 탄생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던 근흥농협 조합장 선거는 애초 예상과 달리 싱겁게 끝났다.

2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상대 후보가 중도에 사퇴하면서 함 당선인이 '무투표 당선'이라는 행운을 얻었기 때문이다.

11선 당선 기록은 전국에서도 유일한 것이다.

하지만, 10선에 도전한 전남 목포농협 조합장인 오정숙(80) 후보자는 아쉽게도 고배를 들어야 했다.

여성 조합장도 잇따라 탄생했다. 조합장 선거에서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비쳤던 '금녀의 벽'이 마침내 허물어진 것이다.

청주 청남농협의 안정숙(63) 당선인에게는 충북 최초의 여성 조합장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다.

23년간 농협에서 근무하고 나서 옛 청원군의원 등을 거치며 기반을 다진 안 당선인은 2명의 남성 후보자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경남 함안군 가양농협 조합장 당선인인 이보영(60)씨에게도 도내 첫 여성 농협 조합장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다.

이 당선인이 출사표를 던질 때만 해도 현 조합장과의 경합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그는 무투표 당선이라는 행운을 안았다.

지역 농협의 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고 나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광주 서창농협 배인수(58) 당선인은 지난해 1월 이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에게 사퇴를 권유하며 1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4일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직위를 잃게 되지만, 배 당선인은 절반을 웃도는 표를 얻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경기 연천 지역에서는 두 후보자의 득표수가 같아 재검표 끝에 연장자가 당선증을 받는 일이 잇따랐다.

연천농협 조합장에 출마한 임철진(59) 후보와 김유훈(60) 후보는 1차 개표에서 545표씩, 임진농협 조합장 선거에 나선 이일구(61) 후보와 김인산(54) 후보는 304표씩 얻었다.

재검표에서도 이들 후보의 득표수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결국 '득표수가 같을 때에는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는 농협 정관에 따라 김유훈·이일구 후보가 각각 당선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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