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만 본다O)/읽어만본다(X)

평소 주변에서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단지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내용에 대한 감상문을 쓰거나 토론을 통해 책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책을 훑어만 보는가 하면, 읽어만 보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책을 읽어만 본다.’와 같이 표현하기도 한다.

이때 ‘책을 읽어만 본다.’와 ‘책을 읽어만본다.’의 두 표현 중 어느 것이 올바르게 띄어 쓴 문장일까. 우리는 평소 문장을 쓸 때 띄어쓰기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지만 보조 용언은 띄어 쓰거나 붙여 써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두 문장을 모두 올바른 문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책을 읽어만 본다.’로 띄어 쓰는 것이 올바른 문장이다.

한글 맞춤법 47항은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단, 보조 용언도 하나의 단어이므로 띄어 쓰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적에는 그 뒤에 오는 보조 용언은 띄어 써야 한다.

위 문장에서는 동사 ‘읽다’가 본용언 ‘보다’가 보조용언이다. 또한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조사 ‘-만’이 불어 문장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위 규정에 따라 이 문장은 ‘책을 읽어만 본다.’와 같이 띄어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쭈그러트리더니(O)/쭈글어트리더니(X)

날씨가 점점 건조해짐에 따라 음료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캔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 중 캔을 그냥 놔두지 못하고 꼭 누르거나 우그려 부피를 작아지게 하는 버릇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때 ‘캔을 쭈글어트리다’라고 표현하는데, ‘쭈글어트리다’는 ‘쭈그러트리다’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한글 맞춤법 15항 ‘붙임1’은 “두 개의 용언이 어울려 한 개의 용언이 될 적에,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그러나 그 본뜻에서 멀어진 것은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돌아가다, 엎어지다’ 등은 ‘돌다/가다’, ‘엎다/지다’로 분석할 수 있지만 ‘쭈그러트리다’는 ‘쭈글다/트리다’로 분석되지 않으므로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이에 따라 ‘쭈글어트리다’는 소리 나는 그대로 ‘쭈그러트리다’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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