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신인재 교수 "동물실험통해 확인...기존항암제 부작용 최소화 기대"

(동양일보)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에서 많이 생성돼 암세포가 죽는 것을 억제하는 열충격단백질70(HSP70)의 작용을 막아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고 자살을 유도하는 항암물질을 개발, 동물실험으로 효능을 입증했다.

연세대 화학과 신인재 교수팀은 16일 HSP70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 '아폽토졸'(Az : Apoptozole)을 개발, 세포 실험과 암 모델 생쥐 실험을 통해 이 물질이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고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셀'(Cell)을 발행하는 셀프레스의 화학·생물학 저널 '캐미스트리 & 바이올로지'(Chemistry & Biology, 3월 13일자)에 게재됐다.

▲ 새로운 항암물질 아폽토졸(Az : Apoptozole)과 작용과정. 아폽토졸은 세포자살(apoptosis)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열충격단백질70(HSP70)이 세포자살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인 에이팝-1(APAF-1)과 상호작용 하는 것을 막아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HSP70은 정상 세포에서는 열충격 등 외부 스트레스가 가해졌을 때 세포가 죽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지만 암세포에서는 오히려 항암제 내성을 강하게 만들어 암세포가 죽는 것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저해제를 개발, 항암제로 사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널리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성공한 예는 없는 상태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새로운 HSP70 저해제로 아폽토졸을 개발, 각종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으로 이 화합물의 세포 내 작용 과정을 밝히고, 암세포를 이식한 생쥐모델에 투여해 항암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아폽토졸은 암세포 내에서 HSP70이 세포자살(apoptosis)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인 에이팝-1(APAF-1)과 상호작용 하는 것을 막아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알려진 항암제인 독소루비신(Doxorubicin)을 아폽토졸과 함께 암세포에 처리하면 항암효과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부에 사람의 폐암과 결장암, 자궁경부암 세포 조직을 이식한 생쥐 모델에 2일에 한번씩 2주간 아폽토졸(4㎎/㎏)을 투여한 결과, 암 조직의 크기가 대조군보다 폐암은 61%, 결장암 65%, 자궁경부암은 68% 감소했다.

또 자궁경부암 세포 조직을 이식한 생쥐에 같은 방식으로 아폽토졸과 항암제 독소루비신을 따로 투여하고, 이어 두가지를 함께 투여한 결과 아폽토졸과 독소루비신을 따로 투여했을 때는 암 조직 크기가 각각 68%와 61% 감소했으나 두가지를 함께 투여했을 때는 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인재 교수는 "아폽토졸을 투여한 경우에는 체중 감소나 설사, 치료 관련 사망 등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아폽토졸이 기존 항암제 농도를 낮춰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효과는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가 효능이 뛰어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연세대 화학과 신인재 교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