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호

쪽 마늘 반 토막내어

씨 마늘 챙기며

쪼그리고 도란도란

자식걱정 얘기하느라

왜 안자뇨

 

이른 봄날 벼 나락 담그고

커다란 옹기 단지에

막대 휘휘 저으며 모판에 뿌릴

벼의 싹을 티우려고

왜 안자뇨

 

석 잠자고 일어난 누에

성장의 기로에서 허물 벗고

사각사각 먹어감에

때 맞춰 밥줄 생각에

뽕잎 따는 힘든 일 걱정에

왜 안자뇨

왜 식전에 잠을 왜 안자뇨

왜 저녁에도 안자고 식전에도 안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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