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책 읽는 청주’ 대표도서로 선정된 ‘보이지 않는 집’의 저자 백희성(38·사진)씨가 17일 청주를 찾았다. 이날 오후 청주시립도서관에서 치러진 ‘책 읽는 청주 선포식’ 참가를 위해서였다. 백씨는 이날 ‘작가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통해 1시간여 동안 청주시민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의 두 번째 저서인 ‘보이지 않는 집’은 건축가인 주인공이 자신을 위한 집을 알아보던 중 한 요양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그 건물에 숨겨진 비밀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백씨는 길을 지나다 아름다운 집을 볼 때면 우편함에 집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적어 넣었고, 초대받은 집의 거주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편의 소설을 완성했다.
백씨는 “소설 속에 나오는 각각의 요소들은 대부분 팩트다. 지난 8년 동안 조사해 온 거의 모든 집의 이야기에 약간의 허구를 더해 책 속에 등장하는 하나의 건물에 넣어 재구성한 것”이라며 “책에 실린 그림들은 그분들(인터뷰이)과 나의 비밀 통로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로 먼저 청주시민에게 다가온 백씨의 본업은 건축가다. 명지대 건축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2006년 프랑스로 유학, 그랑제콜 발드센에서 5년간 유럽 건축을 공부했다. 아시아인 최초 프랑스 폴 메이몽상 수상,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부문 금상 수상,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의 건축사무소 근무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오브젝트 디자이너, 화가, 작가로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1조원이 넘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하면서 일반 주택에 관심을 갖지 못했어요. 그러다 많은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 그곳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 냄새가 나고, 사람의 흔적이 남는 공간이 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을 위한 집을 만드는 것이 건축을 하는 제 이유입니다.”
지인이 살고 있는 청주가 매우 친숙하다는 백씨는 청주를 ‘사랑하는 연인’에 비유했다. 그는 “왜 여태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는지 모를 장인과 귀인들이 많아 청주를 노다지라 부르기도 했다”며 “후보도서 5권 안에 선정됐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는데, 대표도서로 선정돼 정말 감사하고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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