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우리 팀의 한계가 어디냐 하는 것보다 경기할수록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19일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 사진은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코치를 하는 모습. 2015.3.19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말이다.

전자랜드는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를 재미있게 만드는 팀이다.

사실 농구 팬들은 1-4-5위가 한데 몰린 플레이오프 대진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정규리그 4,5위였던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의 맞대결이 비슷한 전력 탓에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고 승리 팀과 정규리그 1위 울산 모비스의 경기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반면 2-3-6위가 묶인 쪽에서는 전자랜드의 전력이 워낙 처져 싱거운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2위 원주 동부와 3위 서울 SK는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37승을 거둔 반면 전자랜드는 25승29패에 그쳐 객관적인 기량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자랜드가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마무리했고 19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동부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도 승리하면서 전혀 다른 양상으로 시리즈가 전개되고 있다.

'5강1약'이라는 평도 나왔던 플레이오프에서 '1약' 전자랜드가 승승장구하면서 전자랜드가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가능성도 벌써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전자랜드가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면 정규리그 6위 팀으로는 최초가 된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5,6위 팀은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나간 적이 없다. 정규리그 1위는 16회, 2위는 10회, 3위 8회, 4위 2회 등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5,6위는 객관적인 전력의 한계를 극복한 적이 아직 없었다.

또 전자랜드가 동부를 물리치면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승률 5할 이하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사례가 된다.

10개 구단 가운데 챔피언결정전 진출 경험이 없는 유일한 팀도 바로 전자랜드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는 팀은 전자랜드 외에 창원 LG, 부산 케이티가 있지만 LG와 케이티는 최소한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경험은 갖고 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올해 우승까지 차지할 경우 프로농구 최초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하는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유 감독은 선수 시절인 1997-1998, 1998-1999시즌에 대전 현대(현 전주 KCC)에서 우승했고 코치로서는 2003-2004시즌 KCC에서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다.

물론 아직 4강 플레이오프 2∼5차전이 남았기 때문에 전자랜드와 동부의 승패를 예측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연봉 순위 상위 10위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총 연봉 합계가 1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그친 전자랜드가 이른바 '봄 농구'에서 연일 이변을 일으키면서 '약자'인 전자랜드를 응원하는 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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