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재무부 장관과 초대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지낸 송인상 한국능률협회(KMA) 명예회장이 22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강원도 회양 출신으로 선린상업학교와 경성고등상업학교(서울대 상대 전신)를 졸업한 송 명예회장은 1957년 부흥부(전 경제기획원) 장관과 1959년 재무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의 수장으로 지내며 '경제개발 3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1974년 EC대사(벨기에·룩셈부르크 대사 겸임) 시절에는 유럽 수출을 3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경험을 높이 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송 명예회장을 1976년 초대 수출입은행장에 임명했다.

6.25 전쟁 후 산업화를 꾀하던 시기에 부흥부 장관 겸 경제조정관을 맡은 송 명예회장은 농업이 아닌 공업에 투자해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했다. 충주 비료공장과 수력발전소, 디젤기관차 도입 등이 그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송 명예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원조 당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이 조선총독부 건물(옛 중앙청)을 정부청사로 쓸 수 없다고 하자, 송 명예회장은 돈도 기술도 없는 상황에서 원조 당국에 쌍둥이 청사를 지어 하나씩 사용하자고 제안해 문제를 해결한 일화가 있다.

이후 송 명예회장은 민간부문에서 동양나이론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국위원장 등을 거쳤으며, 20여년간 한국능률협회를 이끌며 올바른 기업인상 전파에 힘썼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 고 조홍제 효성그룹 선대회장 등과 친분이 두터웠으며 남덕우 총리, 유창순 총리, 홍진기 법무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와도 우정을 나눠왔다.

송 명예회장은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1991년에는 한미우호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수교훈장 광화장과 2004년 한미협회 한미우호상을 받았으며, 국제 평화 증진에 힘쓴 공적을 인정받아 2007년 국제로타리 최고영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발간한 평전 '어둠 속에서도 한 걸음을'에서 송 명예회장은 자신의 삶을 "가난한 조국에 다 바치고 싶었다"는 말로 요약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동진(사업가)씨와 딸 원자·길자·광자·진주씨가 있으며, 상공부 장관을 지낸 이봉서 단암산업 회장, 고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주관엽(사업가)씨가 사위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02-2227-7550)이며, 영결식은 25일 오전 6시 30분 열린다. 장지는 대전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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