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사 포함 땐 정부-충북도 협의 신호탄 될 듯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김기창 화백이 노년을 보낸 청주시 내수읍 ‘운보의 집’을 관리하는 운보문화재단 이사진이 대처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는 운보문화재단의 이사 7명 가운데 4명의 임기가 지난 15일로 만료, 재단 측은 이사로 선임할 충북 지역 인사를 한창 물색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6월 7명의 이사 가운데 김경남 이사장을 포함한 5명의 연임을 승인하면서 ‘지역 인사를 이사진에 포함하는 것을 충북도와 협의하라’는 조건을 붙였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인사가 몇 명이나 이사진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나, 재단 측은 이사진 승인이 불허될 수도 있는 만큼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처지다.

충북도 역시 이사회가 정상화된 후 정부로부터 지도·감독권을 넘겨받기를 기대해 왔던 만큼 이 재단의 이사 선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운보문화재단이 정부의 지시를 제대로 따른다면 지도·감독권 위임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충북도는 지난해 1월 국립 어린이 미술관과 국립 운보기념관 건립, 운보미술관 운영경비 지원 등의 활성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사회 구성이 마무리되면 충북도의 건의에 침묵으로 일관해 온 정부의 입이 열릴 수도 있다.

물론 충북도는 정부가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야 할 활성화 사업에 선뜻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요청, 관철하겠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정부가 활성화 대책 추진에 나선다면 김 화백의 예술혼 계승 및 지역 명소화 등 ‘운보의 집’을 조기 활성화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충북도는 보고 있다.

물론 경매로 잃어버린 주차장과 공방, 갤러리 등 2만6000㎡의 소유권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이 부지는 수차례의 유찰 끝에 2005년 11월 외지인에게 넘어갔고, 2010년 10월 다시 경매에 등장, 이듬해 2월 소유권이 바뀌었다.

김 화백이 세상을 뜬 뒤 경영난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자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은 대책위를 구성, 운보문화재단에 대한 정부의 지도·감독권을 충북도에 이관하라고 목소리를 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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