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익

언 땅에 뿌리내린 희망과

비좁은 어둠에 떨고 있는 고독이여!

온화한 봄의 대지로 가자

잔인한 발자국 뒤를 따라서

푸르게 손잡고 다시 일어서는

보리처럼 굽은 등을 펴자.

 

바람의 문장을 읽고

마른 냉이가 새 이파리를 밀듯

내 안에서 말라가는 것들과

네 안에서 죽어가는 것들을 찾아

봄의 아침에 눈뜨게 하자

 

잿빛 대지를 푸르게 적시고

다시 생명의 꽃으로 피자

살아오는 저 봄처럼

새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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