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충북재향군인회장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46명의 용사들이여! 부모님께는 든든한 아들이었고,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애인이었으며, 친구들에게는 자랑스러운 벗이었을 믿음직한 그대들이 검푸른 바다에서 느꼈을 고통을 생각하며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아픔을 느낍니다. 그대들의 고귀한 생명과 바꾸어 우리는 다시 한 번 삶의 귀중함을 깨닫게 되었으니 그 귀중함을 일깨워준 자랑스러운 그대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추모사를 낭독하는 그의 얼굴에 비장함이 서렸다. 26일 오후 2시 청주 중앙공원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5주기 추모 도민 안보결의대회’에서 추모사를 한 그는 순국한 46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그들의 영면을 기도했다.

충북도내 최대 민간단체인 충북재향군인회(이하 충북 향군)가 9년 만에 새 수장을 맞았다. 지난 2월 취임식을 갖고 임기에 돌입한 김정식(67·사진·☏010-8863-9000) ㈜DS유통산업 대표가 그 주인공. 회원 30만의 거대한 조직을 이끌게 된 그는 “여러모로 부족한데 중책을 맡게 돼 기쁨보다는 염려스러운 마음이 앞선다”며 “충북 향군을 새롭고 활기차게 웅비하고, 화합과 내실을 다져 지역사회에서 명실상부한 친목, 애국, 명예단체로서 그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10일 청주 리호관광호텔에서 열린 54차 정기총회에서 31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새 인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는 실은 지난 1997년부터 9년간 청주시 재향군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이미 그 리더십을 인정받은 적임자다.

충북향군은 재향군인의 친목을 도모하고 국가발전과 사회공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지난 1961년 설립됐다. 현재 10개 시·군회와 1개 산업단지회를 두고 있으며, 조직활동·안보활동·복지활동·국제활동 등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49년 전북 전주 출생으로 육군3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헌병 육군 중위로 예편했다. ㈜대한종합환경 대표, (주)대한종합엔지니어링 대표 등을 지냈으며, 충북야구협회 부회장, 청주시재향군인회장 등을 역임했다. 육군 참모총장 표창, 국가보훈처장관 표창, 국민포장 수훈 등을 받았다.

1980년대 말부터 충북향군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김 회장은 친화력과 추진력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9년간 청주시 재향군인협회장으로 활동하며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전작권 전환 연기 등에 큰 힘을 쏟았다. 특히 재임 중이던 2004년 청주시 봉명동에 연면적 540평 지상 6층 규모의 청주시 재향군인회 회관을 건립하는 등 조직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충북향군의 청사진을 내놨다. 먼저 30만 회원의 요람인 충북향군회관 재건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1989년 건립된 충북향군회관 건물이 노후화됐고, 주차장과 엘리베이터도 없어 재건축 또는 대대적인 개보수가 필요하다”며 “현 건물을 매각하고 외곽에 새 건물을 마련할 계획으로 많은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군 신협(가칭) 또는 향군 새마을금고를 설립하는 등 사업을 추진해 자립기반을 만들 예정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금은 장학사업 또는 복지사업 등에 활용, 향군의 위상을 제고하고 사회에 기여하려고 한다.

또한 매년 정기적인 향군 체육대회를 열고, 수해나 폭설 등 회원 재난 피해 시 서로 돕는 풍토를 조성하는 데도 주력한다. 포상위원회 설치를 통해 공정한 포상 풍토를 확립하고 청년단, 여성회를 활성화하는데도 노력할 계획이다.

도회 향군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사무국장 등 직원들의 정년을 만 60세까지 연장하며 매년 임직원들의 해외선진지 견학을 추진하는 등 복지에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김 회장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와 예비역 자녀들이 학비가 없어 공부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안보단체로서 국토 방위의 제2보루 역할을 단단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향군 또한 많은 난관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때 일수록 더욱 뜻을 함께 모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중책을 맡겨주신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미력하나마 열과 성을 다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가족은 부인 박인자(67)씨와 2남이 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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